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뽑기 위한 콘클라베가 곧 시작될 예정이다.
‘콘클라베(Conclave)’는 라틴어 cum clavis(함께 + 열쇠)에서 유래한 단어로, ‘열쇠로 잠근 방’을 뜻한다. 그 의미 그대로, 콘클라베는 철저한 비밀 속에 진행된다.
콘클라베는 교황 선종 후 통상 15~20일 이내에 개최된다. 이 회의에는 만 80세 미만의 추기경만이 투표권을 가지며, 이번 선거에는 전 세계에서 135명의 추기경이 참여할 예정이다.
추기경들은 바티칸 내 카사 산타 마르타에 머물며 시스티나 성당에서 투표를 진행한다. 외부와의 모든 접촉은 차단되며, 선거에 관여하는 사제·비서·요리사·의사 등도 비밀 유지 서약을 해야 한다. 시스티나 성당은 도청·녹음 장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전 정밀 수색도 이뤄진다.
콘클라베 첫날 오전에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미사가 열린 후,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으로 이동해 비밀 서약을 한다. 서약이 끝나면 교황 전례 책임자가 라틴어로 “엑스트라 옴네스(Extra omnes·모두 퇴장)”라고 외치며, 선거인 외 모든 이가 퇴장하고 콘클라베가 본격 개막된다.
첫날 오후 한 차례 투표가 진행되며, 이후 매일 오전·오후 두 차례씩 투표가 이어진다. 교황은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어야 선출된다.
콘클라베는 투표 결과를 연기로 알리는 전통으로도 유명하다.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나오면 교황이 아직 선출되지 않았다는 뜻이고, 흰 연기가 피어나면 새 교황이 탄생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방식은 1903년 도입되었지만, 초기에는 흰색과 검은색 연기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워 혼선이 잦았다. 이에 따라 1958년부터는 화학 약품을 활용해 연기 색을 명확히 했고, 1978년 요한 바오로 2세 선출 당시에는 종소리를 추가해 확실히 알리는 방식으로 보완됐다. 두 종류의 난로가 사용되며, 하나는 투표용지를 태우고, 다른 하나는 연기의 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교황이 선출되면, 추기경 단장은 당선된 추기경에게 수락 여부와 사용할 교황명을 묻는다. 새 교황은 흰 수단(카속)을 입고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서며, 고위 추기경이 라틴어로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쳐 새로운 교황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린다.
콘클라베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96년 반포한 교황령 ‘주님의 양 떼(Universi Dominici Gregis)’에 따라 진행되며, 이후 베네딕토 16세가 2007년과 2013년에 이를 보완·개정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후 ‘콘클라베’가 OTT 1위로 오르며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글로벌 스트리밍 차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극장 상영을 마친 후 현재 아마존에서 공급되는 ‘콘클라베’의 순위는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세부적으로는 미국·영국·프랑스 등 6개국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아이튠즈의 경우 35개국에서 1위다. 미주 지역 뿐만 아니라 유럽 중동 등에서도 스트리밍 횟수가 급증했다.이는 ‘캡틴 아메리카:브레이뷰 뉴 월드’, ‘위키드’, ‘미키17’, ‘글래디에이터 2’ 등 쟁쟁한 경쟁작을 제친 결과다.
‘콘클라베’는 노년의 추기경 로렌스(레이프 파인스 분)가 콘클라베를 주관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물이다. 교황 선거를 야욕과 추문, 암투로 들끓는 정치판 못지않게 묘사하고 콘클라베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19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두 교황’ 역시 화제다. 넷플릭스에서 다시 검색량이 늘면서 서서히 순위가 상승 중이다.
‘두 교황’은 자진 퇴위로 바티칸을 뒤흔든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의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관계를 담은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감독과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해 만든 허구의 이야기가 가미됐다. 앤서니 홉킨스가 베네딕토 16세를, 조너선 프라이스가 프란치스코를 각각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