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건강 상태 및 사육 환경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7일 중국 중앙정부 고위 간부 7명이 푸바오가 머무는 사천성 워룽의 선수핑 기지를 직접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 국가임업초원국과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최근 선수핑 기지를 관할하는 자이언트판다보호센터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특별 회의를 개최했다. 이는 중국 내 판다 보호 행정과 관련해 감찰적 성격의 공식 조치가 이뤄진 첫 사례로, 푸바오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팬들의 문제 제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가임신 후 너무 마른 푸바오가 5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구토와 설사에 시달린 후 누워 있는 모습. 중국 SNS 캡처
중국 내 팬들은 푸바오의 건강 이상, 열악한 사육 환경, 일부 관리자의 비위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중앙기율검사위에 직접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팬들은 “푸바오가 구토와 설사, 무기력 증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방치됐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에 대해 자이언트판다보호연구센터는 13일 밤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푸바오의 건강은 정상이지만, 일시적인 점액 배출 현상이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센터 측은 “가임신 상태로 식욕이 떨어지고, 구충제를 복용하지 못해 일시적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NS에는 푸바오가 무기력하게 누워 있거나 반복적으로 구토·설사를 하는 영상이 확산되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에는 선수핑 기지 내 벽돌담 수리작업이 진행됐으며, 이틀 뒤인 12~13일 간 푸바오가 구토를 반복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감찰 기관 고위 간부들의 방문 직전 일어난 일로, 사전 정비 작업이 아니었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회의록에는 자이언트 판다나 푸바오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다. 다만, 국가임업초원국 산하 기지에 대한 “시정 조치 이행 상황 보고”와 “지속적인 내부 감독 및 감찰 강화” 등 표현이 포함돼 있어, 푸바오 논란과 연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해당 문건은 “지난 2024년 제2차 특별 회의에서 지적된 문제점이 아직 개선되지 않았으며, 형식주의와 관료주의, 내부 관리 미흡이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감찰조의 점검을 자발적으로 수용하고 시정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팬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감찰이 단순한 운영 점검을 넘어, 판다 관련 예산 유용이나 은폐, 비리 등 고위급 감찰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실제로 중국 내에서는 푸바오 관리 실무를 총괄하는 국가임업초원국의 모 간부가 이번 감찰의 주요 대상이라는 의혹도 SNS상에서 회자되고 있다.
한편, 푸바오는 2020년 7월 20일 한국에서 태어나 약 3년 8개월 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생활하며 국내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4월, 협약에 따라 중국으로 반환된 뒤 사천성 선수핑 기지에 머물고 있다.
중국과 한국은 물론, 대만·싱가포르·유럽·미주 지역 팬들까지 푸바오의 건강과 처우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중국 당국의 감찰 결과와 개선 조치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