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년 넘는 세월 동안 조선 유학의 전통을 이어오고, 독립운동가 10여 명을 배출한 ‘안동 전주류씨 삼산고택’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됐다. 국가유산청은 6월 5일 이 고택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산고택은 조선 영조 시기 유학자였던 류정원(1702~1761)의 신위를 모시는 고택으로, 그의 아버지 류석구가 1693년에 건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동 전주류씨 삼산고택'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류정원은 조선 후기 대표적 성리학자 중 한 명으로, ‘주역’을 연구해 《역해참고》, 《하락지요》 등의 저술을 남겼고, 사도세자의 스승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현감과 대사간, 호조참의 등을 역임하며 선정으로 칭송받았고, 정약용의 《목민심서》에도 11차례나 언급될 만큼 명망 있는 인물이었다.
삼산이라는 택호는 류정원이 고택 안마루에서 남쪽을 바라보았을 때 보인 세 개의 산봉우리를 보고 지은 호에서 유래했다. 이후 고택이 위치한 마을 이름도 ‘삼산’으로 불리게 됐다.
삼산고택은 안채, 사랑채, 사당, 대문채, 외양간채 등 총 5개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경북 북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ㅁ자형 뜰집 구조를 갖추고 있다.
안채와 사랑채가 별동으로 나뉘어 있어 공간의 구분이 명확하고, 조선 후기 양반가의 건축 특징이 잘 보존돼 있다. 특히 안채의 구성은 일반적인 대청 중심 배치와는 다른 구조를 띠고 있어 건축사적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이 고택에서는 지금까지 10여 명의 독립운동가가 배출돼 근대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국가유산청은 이 같은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지닌 삼산고택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지역의 역사문화관광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번 사례를 계기로, 향후에도 학술적·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산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