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잡식공룡' 누구길래? 이재명 대통령 득표율에 대해 전라도 지역 혐오로 조롱

등록일 2025년06월06일 16시0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카카오톡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유튜버 잡식공룡(본명 왕현수)이 제21대 대통령선거 결과를 두고 전라도 지역을 비하하는 게시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대한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 발언을 서슴지않고 내뱉는 이들에 대해 동조하는 행위를 한 것이다. 

 

잡식공룡은 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이 전남의 한 지역에서 89.04%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결과를 공유한 게시물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다. 해당 지역에서 김문수 후보는 7.26%를 얻는 데 그쳤으며, 이 결과에 대해 한 누리꾼은 “전남 ○랄 났다”는 노골적인 지역 비하 표현을 사용했다. 잡식공룡은 이 게시물을 ‘ㅋㅋㅋㅋ’이라는 이모티콘과 함께 재공유하며 비하 정서를 웃음의 소재로 삼았다.

 

    잡식공룡
 

 

이뿐만이 아니다. 잡식공룡은 “전라도에서 80~90% 나오면 나라 진짜 나눠야지. 같이 살 필요가 없다. 여행이나 비자 받고 가면 될 듯”이라는 글과 “이재명 지지자들은 왜 지지하는 거냐”는 공격적인 글들을 연이어 공유했고, “중국어 배우기 싫다, BYD 주식 사기 싫다, 차이나 넘버원 외치기 싫다”는 표현으로 이재명 지지층과 중국을 무리하게 연관 짓는 프레임도 반복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몰려가 문제를 지적했다. “일베충이냐”, “왜 전라도를 비하했냐”는 댓글이 줄을 이었고, 이에 잡식공룡은 “(전)라도인이냐. 긁혔나보네”라는 비아냥조의 답글을 남기며 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

 

잡식공룡은 유튜브에서 공룡 의상을 입고 맛집을 소개하는 숏폼 콘텐츠로 이름을 알렸다. ‘크르릉’이라는 인삿말로 시작되는 영상은 많은 청소년층의 구독을 받고 있으며, 현재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약 18만 명 정도다.

 

하지만 채널이 크든 작든 콘텐츠 활동으로 대중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아무렇지 않게 지역 혐오 발언을 유통시키고 이를 희화화한다면 그 사회적 파장은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이유로, 그 지역 전체를 ‘비하 가능 대상’으로 취급하는 태도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다양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잡식공룡의 잘못은 단순히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한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소수 혐오, 지역 차별, 정치 편향을 하나의 유머처럼 소비했고, 다수 팔로워에게 ‘차별을 조롱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 나아가 SNS 플랫폼이 제공하는 익명성과 간편한 콘텐츠 유통 구조를 악용해, ‘증오의 말’을 ‘콘텐츠의 소재’로 바꿔버리는 반사회적 행위를 자행한 셈이다.

 

        잡식공룡 SNS
 

 

또한 전라도에 대한 혐오는 오랜 시간 한국 사회에서 반복되어온 구조적 차별이자, 극우 커뮤니티의 주요 레퍼토리로 악용돼 온 소재다. 이를 ‘밈’처럼 확산시키는 것은 과거와의 단절이 아니라, 혐오의 재생산이다.

 

그가 “차이나 넘버원 외치기 싫다”는 말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중국을 무리하게 엮은 것 역시, 비논리적이며 혐오를 조장하는 정치적 음해다. 국가 지도자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중국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방식은, 다원적인 정치 사회에 대한 이해도, 존중도 전무한 태도임이 분명하다.

 

현재 잡식공룡은 별다른 해명 없이 논란을 방치하고 있으며,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표현의 자유’ 운운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는 타인의 존재와 정체성을 부정하고 공격할 권리로 둔갑되어서는 안 된다.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는 혐오의 면죄부가 아니며, 대중에게 미약하더라도 영향력 있는 인물일수록 그 책임은 더욱 무겁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