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 11억원의 노후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의식주 등 고정비 외에도 의료비와 자녀 지원비용이 핵심 변수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현재 20·30세대가 은퇴할 때는 이보다도 더 많은 자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지난달 발간한 ‘슬기로운 은퇴생활’ 보고서에서 ‘적정 노후생활비’를 분석하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통계청을 인용해 50대 가구주가 미은퇴한 가구에서 적정 노후생활비로 월 322만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20년 동안 생존한다고 생각하면 단순계산으로 7억7280만원, 30년으로 가정하면 11억5920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현재 20·30세대가 은퇴했을 때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후생활비는 더 늘어난다. 향후 30년간 매년 2%씩만 물가가 오른다고 가정해도 적정 노후생활비는 21억원으로 늘어난다.
보고서는 60대까지만 적정 노후생활비의 100%를 적용하고 70대는 70%, 80대는 50%를 적용해도 은퇴 후 30년간 8억5008만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가 인용한 2020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고령자들은 식비(46.6%)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관리비·월세(24.5%) 보건의료비(10.9%) 등 사실상 고정비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다. 사실상 의식주와 병원비가 생활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은퇴 이후에는 의료비 부담도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가 통계청의 ‘2023 고령자통계’ 자료를 분석해 만든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497만4000원에 달했다. 전체 평균(185만6000원)의 배를 훌쩍 넘었다.
이 같은 의식주와 보건의료비 등 사실상 고정비로 평가되는 비용 외에도 여가활동비, 세금, 건강보험료 등도 은퇴 가구들에게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갈수록 늘어가는 ‘캥커루족’을 지원하기 위한 비용도 부모 세대에게 있어 부담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대 중 38.9%, 30대 중 7.0%가 부모로부터 생활비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다.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30·40대 캥거루족도 6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자녀 대학 등록금 지원에만 1인당 3000만원, 결혼 지원에만 3억3050만원이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생활비와 취업 지원까지 합치면 그야말로 수억원이 성인 자녀를 지원하는데 깨지는 셈이다.
보고서는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 국민연금·퇴직연금 등 금융자산과 은퇴 후 일자리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