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국민의힘 지지율이 정부 출범 이후 나란히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불안해하는 70대 이상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율은 20%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부정 평가는 3%P 오른 70%로 조사됐다.
갤럽은 "이번 긍정률 20%는 취임 후 최저치, 부정률 70%는 최고치"라며 "70대 이상, 보수층 성향에서도 부정률은 50% 내외"라고 밝혔다.
긍정 평가 이유는 '외교'(15%), '의대 정원 확대'(14%), '전반적으로 잘한다', '결단력/추진력/뚝심', '주관/소신'(이상 5%),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 '국방/안보', '안정적'(이상 4%) 순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부정 평가 이유로는 '의대 정원 확대'(18%), '경제/민생/물가'(12%), '소통 미흡'(10%), '독단적/일방적'(8%), 전반적으로 잘못한다'(6%), '외교'(4%), '김건희 여사 문제', '통합·협치 부족'(이상 3%) 등이 꼽혔다. 의대 증원은 2주 연속 부정 평가 이유 최상위를 차지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28%, 더불어민주당 33%, 조국혁신당 8%, 개혁신당 2% 등으로 나타났으며,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26%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보다 3%P 떨어지며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민주당은 1%P 올랐다.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70대 이상이 등을 돌린 것이 윤 대통령 지지율 급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70대 이상의 응답을 보면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이는 37%였다. 직전 조사 대비 8%포인트가 하락했다. 70대 이상의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60%(8월4주), 50%(8월5주), 45%(9월1주) 등 몇주 사이 급속하게 나빠졌다.
또한 모든 연령층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어섰다. 만 18세에서 29세의 경우 13%대 73%, 30대는 18%대 75%였다. 40대의 경우 8%대로 역시 긍정 평가 비율이 한 자릿수였다. 부정 평가는 89%로 90%에 육박했다. 50대는 16%대 76%였다. 20대부터 50대까지 긍정 평가가 10%대 이하인 셈이다. 보수 정당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60대에서도 32%대 59%로 부정 평가가 절반 이상이었다.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 윤 대통령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4%에 머물렀다. 부정 평가는 93%였다. 무당층에서도 8%대 70%로 역시 긍정적인 반응이 한 자릿수에 지나지 않았다.
정치 성향으로 분류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진보(5%대 93%)는 물론이고, 중도(16%대 74%)나 모름(25%대 52%)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여론이 악화했다.
계층별로 보면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역·성별·세대·직업·이념·정당 등 전 계층을 통틀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만 유일하게 긍정 평가(55%)가 부정 평가(37%)를 오차범위 밖으로 상회했다. 마지막 보루나 다름 없었던 70대 이상에서도 37%대 48%로 비판적인 응답이 오차범위 이상 높았다. 보수층에서조차 38%대 53%로 '잘못하고 있다'라는 평가가 절반을 넘었다. 보수 성향 지지자들이 몰려 있는 대구·경북에서도 역시 35%대 57%로 부정적인 응답이 과반이었다.
지역적으로는 서울이 21%대 68%로 전반적인 여론 지형과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인천·경기는 20%대 71%였고, 대전·세종·충청에는 긍정 평가가 19%를 보이며 20%대가 무너졌다. 야권지지 성향이 강한 광주·전라의 경우 8%대 91%로 나타났고, 상대적으로 보수세를 보이는 부산·울산·경남에서도 22%대 68%로 부정 평가가 훨씬 높았다.
이외에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선, 37%가 찬성, 41%가 반대했으며, 21%는 의견을 유보했다.
찬성하는 374명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개혁 필요·불가피함' 15%, '기금 고갈 대비' 14%, '소득대체율·노후수령액 증가' 11% '미래세대를 위함' 9%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하는 412명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보험료 인상 부담', '연금 수령 불확실·기금 고갈' 20%, '수령액 부족' 13%, '미래 세대에 부담', '현재 생활·경기 어려움' 7% 등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선 71%가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했고, 도널드 트럼프 16%, 13%는 의견을 유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