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말로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렇게 되면 12번째 연장이다.
하지만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할지에 대해서는 고심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안정으로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할 수 있게 됐지만 국제 유가 변동성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주 중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2021년 소비자물가가 치솟자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유류세 탄력세율을 인하했으며 11차례에 걸쳐 조치를 연장해왔다. 처음 도입될 때는 20% 인하로 시작됐으며 이후 몇 차례를 거쳐 탄력세율 인하 폭이 37%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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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물가 안정 등의 영향으로 세율 인하 폭을 축소해 지난 7월부터는 휘발유 20%, 경유와 LPG 부단은 30%의 인하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리터당 164원, 경유는 174원, LPG 부탄은 61원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환원할 경우 휘발유는 리터당 1700원대로, 경유 또한 1500~1600원대로 상승한다.
유류세 조정의 주요 변수인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70달러대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유가가 배럴달 80달러를 돌파했었으나 현재는 70달러 선이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은 단기간에 해결이 쉽지 않아 국제 유가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 유가 안정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 이하로 하락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6% 올랐으며, 석유류 가격이 전년 대비 7.6% 하락하며 물가를 0.32%포인트(P) 하락시켰다.
올해 30조원 가량의 세수펑크가 예정된 만큼 세수에 대한 고민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예산을 편성할 때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는 것을 기준으로 교통·에너지·환경세가 15조3000억원 걷힐 것으로 예상했으나 재추계에서는 이를 11조2000억원에 고쳤다. 재추계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12월까지 연장된다는 점을 전제로 계산한 결과다. 다만 기재부는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더라도 올해에는 12월 세수에만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는 단계적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인하 폭을 어느 정도까지 줄일지를 두고 다양한 안을 검토 중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민 부담을 고려해 큰 틀에서 정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국내외 유가, 가계 부담을 고려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