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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동안 몸과 마음이 자라서 더 넓은 곳으로 보낸다” 진심담은 졸업장 화제

경남 양산 효암학원 개운중학교와 효암고등학교 졸업장

등록일 2024년01월13일 12시5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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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장'하면 떠오르는 천편일률적인 문구를 벗어나 제자들을 떠나보내는 선생님의 마음을 담은 졸업장이 화제다.

 

11일 경상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법인 효암학원이 운영하는 경상남도 양산 개운중학교는 지난해 12월29일 열린 2023학년도 졸업식에서 다음과 같은 문구가 담긴 졸업장을 전달했다.

 

 


        개운중학교 졸업장(좌)과 효암고등학교 졸업장 표지(우) 

 

 

"학생은 솜털 보송한 아이로 우리 학교에 왔었는데, 울고 웃으며 보낸 3년 동안 몸과 생각이 자라서 더 넓은 곳으로 보냅니다. 붙들어 안아주고 싶고,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가득하지만 출가하는 자식을 보듯 입술을 깨물며 보냅니다. 우리보다 더 좋은 선생님, 더 좋은 벗들을 만나서 멋진 삶을 가꾸시길 기원합니다."

 

'위 사람은 3개년 전 과정을 수료했기에 본 졸업장을 수료함'이라는 시대 불변 학교불문 똑같은 문구 대신 정든 학생을 떠나보내는 교사 마음을 담았다.

 

편지글 같은 졸업장의 문구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선생들의 애틋한 마음이 느껴진다. 이를 직접 받은 학생들과 학부모들 역시 생각도 못한 정성가득한 졸업장 글귀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고 전한다. 한 학부모는 무심코 졸업장을 열어봤다가, 아이가 지난 3년 오고 간 교정이 떠올라 가슴이 뭉클했다고 전했다.

 

이 문구는 김군남 교감이 직접 썼다. 김 씨는 한 언론매체에 "지난해 한 해 동안 교사들이 학생이나 학부모와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이 전국을 뜨겁게 달궜지만, 그런 과정이 결국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밑바탕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힘듦을 이겨내고 성숙해서 나가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축복해 주자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오수정 개운중 교장은 "졸업하는 아이들을 보면 자식을 조금 더 넓은 세상으로 보내는 심정"이라면서 "축복과 조마조마한 안타까움이 늘 교차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개운중학교과 같은 재단인 효암고등학교의 졸업장도 화제다.  지난해 말 졸업식에서 졸업장 표지에 '졸업장' 대신 '지극한 정성'이라고 표기했다. "작은 일까지 지극한 정성을 다하면 능히 성실하게 되고, 성실하면 내면이 겉으로 나타나 뚜렷하고 밝아지면서 결국 나와 천하를 변하게 한다"는 뜻이다. 이는 중용 23장 내용을 줄여서 담아낸 것. 글씨는 켈리 서예에 조예가 깊은 이강식 효암고 교장이 직접 썼다.

 

이강식 교장은 "삶에 졸업은 없을 것"이라며 "결국 매 순간 정성을 다하는 것이 삶의 본질이라는 교사들 의견을 담아 세상에 단 하나의 이름이 새겨진 졸업장을 만들게 됐고, 이 이름은 매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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