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천882억원 투입…1천285억원 예비비 편성 이어 재정지원 확대
정부가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1천억원이 넘는 예비비를 편성한 데 이어, 매달 2천억원에 육박하는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한다.
보건복지부는 7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결과 월 1천882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비상진료체계 운영 장기화에 대비해 기존에 시행 중인 과제들은 지원 기간을 연장하는 한편, 건강보험 재정 투입을 통해 이달 11일부터 새 지원방안을 추진한다.
우선 비상진료 기간에 '중증환자 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적극적으로 진료한 기관에는 사후 보상을 추진하고, 경증환자를 하급병원으로 돌려보내는 회송에 대한 보상도 추가로 인상한다.
응급 상황에 대응하고자 교수 등 전문의가 중환자를 진료할 때 줄 정책 지원금도 신설한다.
심정지 등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일반 병동 신속대응팀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응급환자의 신속한 전원과 24시간 응급의료체계 유지를 위한 보상도 강화한다.
이에 앞서 정부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1천285억원의 예비비 지출을 심의·의결했다. 예비비는 전공의가 이탈한 병원에 대체인력을 배치하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의료 이용·공급체계를 개선하는 데 쓰인다.
복지부가 서면 점검을 통해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1만2천225명) 근무 현황을 점검한 결과, 6일 오전 11시 현재 계약 포기 및 근무지 이탈자는 총 1만1천219명(91.8%)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현장점검 결과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해 미복귀한 것으로 확인된 근무 이탈자에게 이달 5일부터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까지 의료 현장에서 큰 혼란 없이 비상진료체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달 6일 12시 현재 응급실 일반 병상 가동률은 29%,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71% 수준으로, 집단행동 이전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주요 5대 병원의 중환자실은 축소 없이 운영되고 있고, 응급실도 중증환자 위주로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8일부터 간호사들도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을 하고, 응급 약물을 투여할 수 있게 했다.
보건복지부는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을 공개했다.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이 시작되자 정부는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 일부를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시범사업을 지난달 27일부터 실시했다.
시범사업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장은 간호사의 숙련도와 자격 등에 따라 업무범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다.
복지부는 시행 초기 의료 현장에서 업무범위를 명확하게 해주고, 법적 보호를 재확인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보완 지침을 마련했다.
이번 보완 지침은 간호사에게 위임할 수 없는 업무 등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