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생각 주된 이유 '경제적 어려움'…자살 시도 동기는 '정신적 문제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43%는 청소년과 20대 등 30세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14.7%로, 경제적 어려움이 자살 생각을 하게 된 가장 주된 이유로 꼽혔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의 '2023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복지부는 '자살 예방·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근거해 5년마다 자살 실태를 조사한다.
이번 조사는 2013년, 2018년에 이은 세 번째다. 지난해 8월 25일부터 10월 8일까지 성인 2천8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살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와 지난해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을 방문한 3만665명을 분석한 통계로 구성돼 있다.
자살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14.7%였다. 2018년 같은 조사의 18.5%와 비교해 5년 새 3.8%P 감소했다. 여성의 응답률이 16.3%로 남성의 13.1%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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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44.8%·복수 응답)', '가정생활의 어려움'(42.2%), '정서적 어려움(19.2%)' 순이었다.
(교육부 제공)
자살 생각을 해본 적 있는 사람 중 41.1%는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었고, 7.9%는 전문가와의 상담 경험이 있었다.
앞서 2018년에는 의료인이나 심리 및 상담 전문가, 공공·민간 기관 등 전문가와 상담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4.8%에 불과했으나 이번엔 3.1%포인트 증가했다.
자살 생각이 있지만 상담받지 않은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 같아서'(23.9%),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서'(23.1%),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17.2%) 순이었다.
자살 보도와 미디어의 자살 표현을 접했을 땐, 자살 생각 미경험자와 유경험자 모두 '자살이 사회적인 문제라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응답률은 자살 생각 미경험자 50.6%, 유경험자 51.4%다.
국가의 자살예방정책이 도움 된다는 응답은 80.9%였고, 이 중 '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및 홍보'가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84.7%였다.
지난해 자살을 시도한 뒤로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참여한 85개 의료기관을 찾은 3만665명의 분석 결과도 공개됐다. 2018년 조사에서는 대상자가 만 18세 이상이었으나, 이번에는 전체 연령으로 확대됐다.
자살 시도자 성별은 여성이 1만9천870명(64.8%)으로 남성(1만795명·35.2%)보다 약 1.8배였다.
자살 시도자의 연령대는 19∼29세 9천8명(29.4%), 18세 이하 4천280명(14.0%) 등 30세 미만이 약 43%를 차지했다. 30∼39세는 4천251명(13.9%)이어서 청소년과 20∼30대가 자살 시도자의 57%에 달한다.
이어 40∼49세 4천117명(13.4%), 50∼59세 3천603명(11.7%), 60∼69세 2천469명(8.1%), 70∼79세 1천536명(5.0%), 80세 이상 1천401명(4.6%) 등이다.
자살 시도자의 31.2%는 음주 상태였다. 남성의 36.3%, 여성의 28.4%가 취한 상태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응급실에서 정신건강의학 분야 치료 여부 등을 파악한 결과, 41.9%는 '치료 중'으로 확인됐다. '진료 받은 적은 없지만 정신건강의학적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비율은 13.5%였다.
신체적으로는 42.9%가 건강한 상태였다.
자살을 시도한 동기는 '정신적인 문제'(33.2%)가 가장 많았다. 이어 '대인관계 문제' (17.0%), '말다툼, 싸움 등 야단맞음' (7.9%), '경제적 문제' (6.6%) 순이었다.
자살 시도 방법은 음독'(53.1%), '둔기나 예기' (18.4%), '농약' (5.3%) '가스 중독' (5.3%) 순으로 나타났다.
자살을 시도한 시기는 '5월'이 9.7%, '3월'과 '8월'이 각각 8.8%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