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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폐업한 자영업자 100만 육박 '역대 최대'

작년 폐업한 자영업자 100만 육박 '역대 최대'

등록일 2024년07월15일 14시36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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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진’사유 폐업 급증…자영업자 출신 실업자 23.1% 2년 연속 증가

 

지난해 내수 부진으로 폐업 후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들이 1년 새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후 재취직도 어려워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업 부진’을 이유로 가게를 접는 자영업자들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폐업 신고는 100만명에 육박했고, 폐업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실업자도 2년 연속으로 늘고 있다.

15일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98만6487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 86만7292명보다 11만9195명 증가한 것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 수치다.

 

 

  연합뉴스 

 

폐업 사유별로 보면 '사업 부진'이 48만2183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48만8792명) 이후 역대 두 번째에 달한다. 전년(40만6225명)과 비교하면 7만5958명(18.7%) 늘어나 증가 폭으로 따지면 역대 최대다.

사업 부진 외에 폐업 사유로는 기타(45만1203명), 양도·양수(4만369건), 법인전환(4685건) 등이다.

업종별로 보면 소매업 폐업이 27만6535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21만7821명), 음식업(15만8279명) 등 내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의 타격이 컸고, 부동산임대업(9만4330명), 건설업(4만8608명) 등 지난해 경기가 좋지 않았던 부동산 관련 폐업도 다수였다.

지난해 폐업률(가동사업자와 폐업자 합계 대비 폐업자 비율)은 9.0%로 2016년(11.7%) 이후 줄곧 하락하다 8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폐업 증가에 대해 ▲고금리 장기화 기조 ▲내수 부진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들이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단 설명이다. 정부 측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 정부 지원금이 상당 부분 중단되면서 그간 잠재됐던 폐업 신고가 일부 더해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 중심으로 내수 부진도 여전해 사업 부진에 따른 폐업 증가는 올해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폐업이 급증하는 가운데 가게를 접은 자영업자의 재취직도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월평균 실업자는 91만8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85만9000명에서 6.9% 늘었다, 특히 상반기 실업자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이하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은 월평균 2만6000명이었다. 이는 1년 전 2만1000명과 비교해 23.1%나 급증한 것으로, 전체 실업자 증가율의 3배에 달했다.

가게 문을 닫고도 구직에 실패한 자영업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2022년 44.5% 급감했지만, 지난해(5.9%)와 올해(23.1%) 2년 연속으로 증가 중이다.

노동시장을 아예 떠나 '비경제활동인구'가 되는 자영업자도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생산 가능 연령 인구 중 취업자가 아니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상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이하 자영업자 출신 비경제활동인구)은 월평균 26만8000명이었다. 25만3000명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 늘었다. 자영업자 출신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실업자와 마찬가지로 2022년 14.5% 줄었다가 지난해(10.2%)와 올해 2년 연속으로 증가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흐름은 영세 자영업자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상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이전 직장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였던 사람은 월평균 3만1000명으로, 1년 전(3만4000명)보다 8.4% 줄었다. 반면 이전 직장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였던 사람은 21만9000명에서 23만7000명으로 8.3% 늘었다.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에도 내수 부진 장기화가 영향을 미쳤다.

올해 1∼5월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최근 2년을 살펴봐도 전년보다 재화 소비가 증가한 달은 24개월 중 4개월에 그쳤다. 서비스업 생산 중 내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숙박 및 음식점업과 도소매업 생산 역시 지난해부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생계형 소상공인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한국 자영업의 구조적 특성도 자영업자들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다. 임금근로자에서 밀려난 뒤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많은 만큼, 사업을 접은 뒤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자영업 소상공인 지원 종합 대책을 담아 발표한 바 있으나, 배달료 지원이나 대출만기 연장 등 '비용 지원'에만 집중된 대책을 두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왔다.

한편 자영업자는 올해 1분기 약 2년 만에 마이너스(-9000명)로 돌아선 뒤 2분기 10만1000명 줄며 감소 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2분기 고용원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4100명 줄며 2015년 4분기(-11만8200명) 이후 8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은 물가 안정세·금리하락 가능성 등 하반기 내수 회복의 계기가 있다고 보면서도,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부채 부담을 해소할 만큼의 충분한 매출 회복은 당장 어려울 것으로 보여 폐업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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