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 ‘네이버TV’가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등 대손질에 나선다.
유튜브처럼 누구나 조건 없이 채널을 개설해 활동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없애기로 했다. 유튜브에 몰린 크리에이터(창작자)를 끌어오겠다는 포석이다.
15일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 네이버 회원이면 누구나 네이버TV에 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서비스가 개편될 예정이다.
현재는 블로그,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에서 구독자를 100명 이상 보유해야 네이버TV에 채널을 개설할 수 있다.
네이버TV가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와 비슷한 서비스로 바뀌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보다 다양한 창작자들이 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네이버 내 동영상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TV 이용자는 지난 1년 사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 네이버TV는 ‘정제된 콘텐츠만 모았지만, 재미는 없는 플랫폼’으로 통한다. 2012년 출범 초부터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에서 구독자 300명을 확보한, 검증된 이용자에게만 채널 개설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구글 계정만 있으면 자동으로 채널이 만들어지는 유튜브와 대조적이었다. 각종 규제를 적용받는 국내 플랫폼 기업 특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편파적인 정치 성향이나 불법·유해 콘텐츠가 올라오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플랫폼 활성화 속도는 더뎠다.
크리에이터 모집에 어려움이 커지자 네이버TV는 유튜브 벤치마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2019년 채널 개설 기준을 구독자 300명에서 100명으로 낮추면서 처음 오픈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2019년 이후 5년 만에 아예 채널 개설 조건을 완전히 없앴다. ‘허들’을 낮추는 것만으론 유튜브에 대응하기 힘들다고 본 것이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이번 조치를 계기로 한동안 등한시하던 동영상 사업에 다시 힘을 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최근까지만 해도 검색, 쇼핑 사업에 인적·물적 투자를 쏟았다.
네이버는 올해 네이버TV를 네이버 숏폼(짧은 영상) 서비스 ‘클립’과 게임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과의 연동도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내에서 동영상 부문은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튜브와의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