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에 바다도 뜨거워지며 수온이 30도에 육박하자 경남 남해안에서 일주일 사이에 양식 물고기 1200여 만 마리가 폐사했다. 이 추세라면 역대 최악이라던 작년 고수온 피해 규모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경남도는 지난 22일 기준 양식어류 1천298만5천마리가 고수온으로 폐사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1일 620만1천마리에서 하루 사이 678만4천마리가 추가로 폐사했다.
통영시, 거제시, 고성군, 남해군 262개 양식장에서 키우던 조피볼락(우럭), 볼락, 숭어, 말쥐치, 고등어, 넙치, 강도다리, 참돔, 농어 등 10개 어종이 죽었다고 신고했다.
고수온에 약한 조피볼락이 911만5천마리가 폐사해 피해 규모가 가장 컸다.
경남 거제시 동부해역 해상 가두리양식장에서 지난 16일 전후로 고수온으로 죽어 떠오른 양식어류. = 경남도 제공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절기 '처서'를 지나 9월을 앞두고 있지만, 경남 남해안 고수온 피해 규모는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첫 폐사 신고를 시작으로 64만마리(19일)→127만마리(20일)→335만마리(21일)→678만마리(22일) 등 하루씩 지날 때마다 피해 신고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6일 경남 전역에 고수온 경보를 발령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바다 표층 수온이 25도가 되면 고수온 예비특보를, 28도까지 오르면 주의보를, 28도가 넘으면 경보를 발령한다.
현재 양식장이 밀집한 경남 남해안 바닷물 온도는 28∼29도를 오르내린다. 남해 상주 해역은 표층 온도가 29.3도까지 오를 정도로 경남 앞바다가 매우 뜨겁다.
기후변화로 바다 고수온 피해는 매년 발생하는 추세다.
지난해 경남 남해안에서만 양식어류 1천466만6천마리가 고수온으로 폐사해 207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제주연안 역시 고수온으로 바닷물을 끌어다쓰는 광어(넙치) 육상양식장 피해가 확산하고 있어 재난관리기금이 긴급 투입된다.
2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연안은 해수 온도가 28도 이상이 3일 이상 유지할 때 내려지는 고수온 경보(심각 1단계)가 지난달 31일 발령됐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광어 육상양식장 피해는 지난 22일까지 60개소(제주시 21곳·서귀포시 39곳)에서 17만6000마리가 신고 접수됐다. 어가에서 폐사 발생 시 신고한 것이다. 고수온 피해 누적에 따른 실제 폐사 수거량은 이보다 더 많은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