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원시장 1위의 자리가 드디어 바뀌었다.
10년을 1위로 군림하던 멜론이 1위 자리를 유튜브뮤직에게 뺏겼다.
방대한 음원 보유라는 강점과 더불어 '음원 끼워팔기' 등 공격적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토종앱이 단순 '음원' 서비스로 유튜브뮤직과 경쟁하는 것은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보고 다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다양화 등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일 유튜브뮤직 DAU(일간 활성 이용자수)는 236만명을 기록하며 멜론(231만명)을 제치고 국내 음원 플랫폼 1위를 차지했다. 다음 날인 2일 멜론이 221만명을 기록하며 다시 선두를 탈환했지만, 2019년 유튜브뮤직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후 첫 1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앱·통계 분석업체인 와이즈앱 MAU(월간 활성 이용자수) 기준으로는 유튜브뮤직이 지난 4월 1위를 기록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모바일인덱스 기준으로는 처음이다.
업계에선 지난 몇 년간 유튜브뮤직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이는 예견된 시나리오라고 평가한다. 유튜브뮤직의 DAU는 2019년 1월 1일 기준 61만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월 2일 130만명까지 증가하며 당시 2위였던 '지니뮤직'을 역전했다.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지난 10여년간 요지부동 1위였던 멜론까지 제친 것이다.
실제 유튜브뮤직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후 토종 음원 플랫폼 사용자 수는 급감했다. 최근 1년간 DAU 증감 추이만 비교해도 유튜브뮤직은 38.0%(지난 1일 DAU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증가한 반면 멜론(8.3%↓), 지니뮤직(11.3%↓), 플로(5.9%↓)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같은 유튜브뮤직의 나홀로 성장은 '음원 끼워팔기'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원래 유튜브뮤직의 이용료는 월 8000원대다. 하지만 유튜브는 2020년 9월부터 광고 없이 영상을 감상하는 '유튜브 프리미엄'(월 사용료 1만450원) 이용자에게 유튜브뮤직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같은 노림수는 적중했다. 사실상 1만원만 지불하면 유튜브와 유튜브뮤직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어,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들은 굳이 다른 음원 플랫폼을 이용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이는 유튜브뮤직 이용자의 '록인'(Lock-in)을 이끌어 내는 동시에, 토종앱 이용자 수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유튜브뮤직이 보유한 방대한 음원도 이용자 수 증가에 한몫했다.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뮤직의 음원보유량은 멜론(4000만곡)의 2배 이상인 8000만~9000만곡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튜브뮤직은 다른 음원 앱과 달리 라이브 공연 등 비공식적 음원도 제공해 마니아틱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유튜브 모기업인 구글이 지난해 6월부터 인앱결제 수수료를 30%로 강제한 것도 토종 음원의 쇠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수수료 부담이 늘어난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국내 음원 플랫폼은 결국 월 구독료를 10% 내외 인상했고, 이 역시 기존 고객 이탈과 신규 고객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인앱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유튜브뮤직의 성장세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업계는 구글과 유튜브를 등에 업은 유튜브뮤직이 시장지배적 위치를 활용해 향후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파워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튜브뮤직은 국내 음원 시장에서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국내 업체는 단순 음원 서비스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서비스와 전략으로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