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를 탈출해 북극한파 속에서 12일을 견딘 송아지가 드론까지 동원한 수색끝에 12일 만에 포획됐다.

충복 옥천군은 안내면의 한 축사에서 탈출한 송아지가 드론 수색으로 13일 만에 주인 품으로 돌아갔다고 25일 밝혔다.

옥천군 안내면에서 축산업을 하는 김모(58)씨가 지난 12일 인근 농가에서 구입한 송아지를 축사에 몰아넣던 중 생후 15개월된 암송아지 1마리가 갑자기 날뛰면서 달아났다. 

  드론이 촬영한 송아지모습 (옥천군 제공)
 

소의 습성상 멀리 달아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김씨는 조심스럽게 뒤를 밟았지만, 흥분한 송아지는 순식간에 산속으로 몸을 감췄다.

날이 저물어 산에서 내려온 그는 축사를 훤하게 불 밝힌 채 기다렸지만 송아지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이튿날부터 가족과 친구, 마을 주민 등이 총동원된 수색이 시작됐다.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축사 주변은 온통 나무가 우거진 산이다.

송아지는 산속 어딘가에 숨어있는 게 분명했고, 굴레(재갈을 물려 얽어맨 줄)까지 채워진 상태여서 위치만 확인되면 어렵잖게 포획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열흘 넘는 수색에도 송아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까지 몰아치자 송아지의 안위를 걱정한 김씨는 행정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고는 24일 오전 옥천군이 투입한 드론이 마침내 축사로부터 약 1.6㎞ 떨어진 산 중턱에서 송아지를 발견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위치를 확인한 김씨 일행이 한달음에 그곳으로 달려갔지만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과 낙엽, 몸조차 지탱하기 어려운 급경사 등으로 접근에 실패했다.

결국 안내면 자율방범대, 의용소방대, 공무원 등 40여명이 소집돼 대대적인 포획작전이 전개됐고, 산 아래로 몰려 내려온 송아지는 2간여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포획 당시 송아지는 발목 등 여러 곳에 상처가 있고 매우 야윈 상태였다.

김씨는 "재갈까지 채워진 송아지가 눈 덮인 산속에서 어떻게 혹한을 견뎠는지 놀랍고 안타깝기만 하다"며 "며칠 더 지났더라면 어찌 됐을지 모를 정도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된 송이지는 다행히 사료를 잘 먹는 등 건강에는 이상이 없어 보인다"며 "살을 에는 혹한 속에서 구조작업에 나서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