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펭귄 펭수가 드디어 월드스타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EBS ‘자이언트펭TV’로 2019년 데뷔한 펭수는 그해 중반기부터 인기몰이를 시작해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대세가 되었고, 기세를 몰아 해외진출까지 준비했었다. 하지만 2020년 초반 전세계를 집어삼킨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펭수의 월드스타 도전은 잠시 멈추었다.
그사이 펭수는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캐릭터로 전세대를 아우르는 단단한 팬덤을 구축하고 네번의 대규모 팬미팅을 진행하며 안정적인 입지를 다졌다.
그리고 드디어 2023년부터 다시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시작했다.
EBS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펭수’의 일본 상품을 기획 및 개발해왔다. 이어 작년 9월 도쿄 기프트쇼에서 처음으로 펭수 상품을 선보였고, 12월에는 도쿄 제1의 번화가인 신주쿠의 ‘돈키호테 신주쿠점’에 최초로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며 첫 출발을 알렸다. 그리고 올해 1월에는 시부야의 랜드마크 쇼핑몰인 ‘시부야 109’에 두번째로 팝업스토어를 열어 일본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팬들까지 원정방문하며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많은 관심을 받은 도쿄 빅사이트 기프트쇼2024 펭수 부스 (@더e뉴스)
그간 펭수는 ‘자이언트펭TV’는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K-팝 아이돌들과 콜라보를 진행하며해외에서의 인지도를 높여왔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NCT127’ ‘엔하이픈’ ‘투마로우 바이 투게더’ ‘이준호’ 등 아이돌들과의 콜라보로 일본에도 적지않은 팬이 있어왔다.
따라서 이번 ‘펭수’ 팝업스토어는 ‘펭수’를 기다렸던 팬들뿐만 아니라 ‘펭수’를 잘 모르는 현지인들까지 방문하여 펭수의 귀여움을 굿즈로 먼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국내 팬들 또한 일본까지 날아와 구매하고 SNS와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인증하며 펭수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도쿄 ‘시부야 109’ 팝업스토어 기간 동안에는 도쿄 투어 핫플 중에 하나인 시부야 역 앞 교차로 외벽 대형 스크린을 통해 ‘펭수’ 영상이 노출되어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시부야109 외벽 대형스크린에 노출 중인 펭수 영상 (EBS제공)
아직 펭수가 직접 진출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본 현지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두번의 팝업스토어 성과를 토대로 지난 1월31일부터 신주쿠, 시부야에 이어 도쿄 3대 부도심 가운데 하나 남은 이케부쿠로 도부백화점 본점에도 ‘펭수 발렌타인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발렌타인데이인 2월14일까지 진행되며 발렌타인데이를 테마로 한 한정 상품 판매, 특설 포토 스팟 및 증정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로 일본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2월 6일부터 8일까지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되는 ‘도쿄 기프트쇼 2024’에서도 펭수의 일본 공식 라이선스 신상품이 공개되어 대단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8일 오전 시간 도부백화점 이케부쿠로 본점 8층에 자리한 펭수 발렌타인 팝업스토어 모습 (@더e뉴스)
이에 본지는 귀여운 외모에 독특한 세계관과 스토리로 일본을 사로잡은 ‘라인프렌즈’에 이어 펭수도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두리라는 기대감에 기자가 직접 현장을 취재했다.
지난 8일 오전 시간에 먼저 이케부쿠로에 있는 도부백화점 본점을 찾았다. 8층 중간에 자리잡은 펭수 팝업스토어는 입구에 있는 자이언트하면서도 귀여운 펭수동상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이 팝업스토어를 둘러보고 있었다.
펭수 발렌타인 팝업스토어를 즐기고 있는 도쿄시민들 (@더e뉴스)
일본인들 뿐만 아니라 놀랍게도 원정 온 한국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 중에 한명의 팬은 대량 쇼핑은 물론 펭수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다양한 자체 프로모션 활동을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국에서 공수해온 펭수인형들을 펭수포토존에 같이 두어 포토존 인증샷을 찍는 일본인들을 즐겁게 했다. 또한 한국에서 판매중인 공식상품에 펭수 홍보 스티커를 붙여 팝업스토어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무료나눔을 진행하며 유창한 일본어로 펭수를 알렸다.
한국에서 온 펭수의 팬인 펭클럽으로부터 한국 공식 판매 상품을 나눔받고 즐거워하는 도쿄시민들 (@더e뉴스)
팝업스토어를 방문해 상품구매를 하는 일본인들에게 펭수를 아냐고 질문하자 대부분 안다고 했고, 펭수의 어떤 점이 좋으냐는 질문에는 ‘춤을 잘 추고 귀엽다’라는 답이 많았다. 하지만 ‘자이언트펭TV’에 일본어 자막이 없어서 펭수의 재치있고 거침없는 입담을 제대로 아는 일본인들은 거의 없는 것 같아 아쉬웠다.
평일 오전 시간인데도 꽤 많은 방문객들이 펭수 상품을 구매하는 모습에 감탄하며 다음 취재지인 기프트쇼가 열리는 오다이바 빅사이트로 향했다.
이동의 편의와 현지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스몰토크로 나눌 수 있는 수단이 택시이기에 도부백화점에서부터 택시를 탔다. 행선지를 말한 후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밝히고 ‘한국의 국민 캐릭터’인 ‘펭수’의 일본 진출을 취재하러 왔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바로 ‘펭수’를 잘 안다는 택시기사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 자녀는 물론 본인도 K-팝, K-드라마 팬이라며 트와이스와 콜라보했을 때 펭수를 알게되었다고 했다. 펭수의 일본 진출이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덕담까지 덧붙여 더욱 감동케했다.
펭수를 잘 알고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한 도쿄택시기사 (@더e뉴스)
감사한 마음에 이케부쿠로 팝업스토어에서 한국팬에게 받은 펭수 마스크와 물티슈를 건네니 너무나 좋아하며 고마움을 연신 표했다. 도부백화점을 오가는 그 많은 일본택시 중에 기자가 탄 택시기사도 아는 ‘펭수’라니 기자로서의 촉이 맞았다는 뿌듯함과 펭수의 글로벌한 인기가 새삼 실감되는 순간이었다.
기분 좋은 대화를 마치고 도착한 빅사이트 기프트쇼 현장에서 취재용 출입패스를 받은 후 바로 펭수 상품 부스로 향했다. 부스 규모는 작지만 생각보다 많은 관련업계 사람들로 붐볐다. 부스에 전시된 상품은 현재 판매중인 것 외에 4월에 열리는 시즈오카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일 상품들이 많았다. 캐릭터 굿즈의 천국답게 다양한 펭수 상품들이 전시되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대부분이 펭수를 알고 있고 무엇보다 일본에서도 여전히 K-컨텐츠가 대세이기에 한국캐릭터인 펭수에 대한 관심이 상당했다. 그리고 관심을 갖는 연령층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2030이 많았다. 다들 펭수가 일본에 언제 오느냐는 것을 궁금해했다. 직접 일본에서의 펭수 인지도와 관심도를 보니 머지않아 펭수가 직접 일본에 진출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감히 예상케 했다.
빅사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도쿄 기프트쇼 2024 펭수 부스 모습 (@더e뉴스)
일본 현지에서 취재해 보니 한국에서 펭수가 거침없는 언행과 강강약약의 처세로 직장인들 마음을 제대로 저격하며 ‘힐링과 위로’의 아이콘이 되었듯이 펭수의 특별한 세계관과 서사 그리고 무엇보다 펭수가 가진 천재적인 재능이 일본인들에게 통할 것이 생각한다.
예상보다 해외진출이 늦어진 만큼 더욱 잘 준비하고 기획해서 펭수가 바라는 한류스타 아니 우주대스타로 비상하는 그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한편 EBS에 따르면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대만에서도 펭수의 캐릭터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