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모두 비만인 사람은 중년기에 비만이 될 확률이 부모 모두 비만이 아닌 경우에 비해 6배 높고, 부모 중 한 명만 비만인 경우도 그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럽 비만학회(ECO)는 8일 노르웨이 트롬쇠 북극대학(UiT) 마리 미켈슨 연구원(박사과정) 팀이 트롬쇠 주민 건강연구인 4차(1994~1995) 및 7차(2015~2016) 트롬쇠 연구에 참여한 2천68명의 부모-자녀 트리오를 대상으로 부모와 자녀의 비만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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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 결과는 오는 5월 12~15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리는 2024년 유럽비만학회 연례회의(ECO 2024)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미켈슨 연구원은 "이전 연구에서 부모와 자녀 비만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세대 사이에 전달되는 이런 비만이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기까지 지속되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2015~2016년 연구 때 40~59세였던 모든 개인과 이들 부모가 1994~1995년 연구에 참여한 사람 중 2천68명의 부모-자녀 트리오를 선별, 체질량지수(BMI.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와 나이, 자녀 성별, 교육 및 신체활동 수준 등을 조사하고 중년기 부모와 자녀의 비만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부모의 중년기(40~59세) BMI와 자녀의 중년기 BMI 사이에는 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의 BMI가 4㎏/㎡ 증가하면 중년기 자녀의 BMI는 0.8㎏/㎡ 높아지고, 아버지의 BMI가 3.1㎏/㎡ 증가할 때마다 자녀 BMI는 0.74㎏/㎡씩 높아졌다.
또 부모 모두 중년기에 비만(BMI 30㎏/㎡ 이상)인 자녀는 부모가 정상 체중(BMI 18.5~24.9㎏/㎡)인 경우보다 중년기에 비만이 될 확률이 6.0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중 한 명만 비만인 경우에도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이 3배 이상 높았다. 어머니만 비만인 경우에는 자녀가 비만일 확률은 3.44배, 아버지가 비만인 경우에는 3.74배나 됐다.
미켈슨 연구원은 "이전 연구들은 부모와 자녀가 비만을 공유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유전자는 체중 증가에 대한 감수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건강에 해로운 음식 등 비만 유발 환경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연구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살면 비슷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갖게 되고 그 결과 BMI가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켈슨 연구원은 "이 연구 결과는 부모가 비만인 경우 자녀가 부모에게서 독립한 지 한참 지난 40~50대에 비만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유전자와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 현상의 원인이 무엇이든 비만의 세대 간 전염이 성인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이 연구 결과는 건강과 조기 사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비만 치료 및 예방의 중요성을 다시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