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농어촌으로 향하는 ‘귀농인구’가 2년 연속 감소했다. 귀농인구의 대부분은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국내 인구이동자 수가 49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면서 귀농·귀촌 인구도 2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간 증가했던 귀농·귀촌 인구는 일상 회복 후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통계청이 공동으로 발표한 ‘2023년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귀어 가구는 각각 1만 307가구, 30만 6441가구, 716가구로 집계됐다.
2023년도 귀농어·귀촌인 현황 =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모두 합쳐 31만 7464가구로, 전년보다 4.4% 감소했다. 귀농가구와 귀촌가구는 각각 17.0%, 3.9% 감소했고 귀어가구는 24.7% 줄었다.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귀농인, 귀촌인, 귀어인은 각각 1만 540명, 40만 93명, 904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감소율은 귀농인 16.7%, 귀촌인 5.0%, 귀어인 26.7%다.
귀어인구 감소의 주요 원인은 수산업법 개정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1월 신고어업 분야에서 ‘6개월 이상 주소를 둔 사람’으로 등록 기준이 강화돼, 지난해 하반기 어촌으로 전입한 이 분야 귀어인의 등록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귀어인의 76% 정도는 신고어업 분야에 종사한다.
국내 인구 이동자 수가 감소한 것도 귀농·귀촌·귀어 인구 감소에 영향을 줬다. 특히 60대 이상의 도시 취업이 증가하면서 귀농·귀어 흐름이 약화했다.
통계에 따르면 귀농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76.8%에 달했다. 이는 전년대비 1.5%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귀농가구의 평균 가구원 수도 1.33명에 불과했다.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56.3세로, 50대가 31.8%, 60대가 37.4%를 차지했다. 가구주의 65.5%는 남성이었다.
작물을 재배하는 귀농가구의 85.2%는 0.5㏊(5000㎡) 미만 면적을 재배하고 있으며 주요 재배작물은 채소(43.5%)와 과수(31.1%), 논벼(30.7%), 특용작물(27.0%) 등으로 조사됐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경북도가 1911가구(18.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전남도 1781가구, 충남도 1299가구, 경남도 1193가구, 전북도 1076가구 등으로 집계됐다.
귀농 전 거주지역의 구성비는 경기 21.7%, 서울 15.2%, 대구 8.7%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서 이동한 귀농인의 구성비가 전체 42.3%(4463명)를 차지했다.
귀농인 중 시·도를 넘어서 이동한 귀농인은 7424명, 시·도내에서 이동한 귀농인은 3116명으로 나타났다. 시군별 귀농인 규모가 높게 나타난 상위 5개 지역은 경북 의성군, 경북 상주시, 경기 화성시, 경북 영천시, 제주 제주시 등이다.
이 같은 경향은 귀어인도 비슷했다. 귀어가구는 80.3%가 1인 가구로, 평균 가구원 수는 1.26명이었다. 가구주의 평균연령은 52.9세로, 50대가 33.4%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8.8%로 그 뒤를 이었다.
시도별 귀농어·귀촌인 분포 현황
귀어 가구 형태는 '1인 가구'가 80.3%(575가구)로 가장 많았으며 전년대비 비중은 3.0%p 증가했다. 또 가구구성은 귀어 가구원으로만 구성된 단일가구의 구성비는 67.5%로 전년대비 4.8%p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귀어인의 전·겸업별 현황을 살펴보면 어업에만 종사하는 전업 귀어인은 63.6%, 겸업 귀어인은 36.4%를 차지했다. 귀어 전 거주지역의 구성비는 경기가 전체의 23.2%로 가장 많았고, 수도권에서 이동한 귀어인 비중은 43.3%로 나타났다.
귀어인 중 시·도를 넘어서 이동한 귀어인은 504명, 시·도내에서 이동한 귀어인은 246명으로 나타났다. 시군별 귀어인 규모가 높은 상위 5개 지역은 충남 태안군, 전남 여수시, 전남 신안군, 충남 보령시, 전북 부안군 등이다.
귀촌 가구는 30만6441가구로 전년대비 3.9% 줄었다. 귀촌 가구의평균 가구원 수는 1.31명으로 전년대비 0.01명 낮게 나타났고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45.4세로 30대 22.4%, 20대 이하 20.9%, 50대 17.8%, 40대 16.1% 등이다.
가구형태는 '1인 가구'가 78.5%로 가장 많았으며 전년대비 비중은 0.9%p 늘었다. 가구 구성은 귀촌가구원으로만 구성된 단일가구의 구성비가 68.0% 차지했다. 다만 단일가구 구성비는 전년대비 2.2%p 줄었다.
귀촌가구의 주요 전입사유는 직업 34.5%(10만5685가구), 가족(7만3768가구), 주택(7만3721가구) 등으로 조사됐다. 직업, 주택, 가족 사유가 전체 귀촌가구의 82.6%를 차지하는 셈이다.
귀촌 전 거주지역의 구성비는 경기 25.4%, 서울 13.1%, 경남 7.2%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중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서 이동한 귀촌인의 구성비가 전체의 42.4%를 차지했다.
귀촌인 중 시·도를 넘어서 이동한 귀촌인은 53.6%, 시·도내에서 이동한 귀촌인은 46.4%로 나타났다. 시군별 귀촌인 규모가 높은 상위 5개 지역은 경기 화성시, 충남 아산시, 경기 남양주시, 충북 청주시, 경기 김포시 등이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인구감소와 도시 고령 취업자 증가는 귀농·귀촌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2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농촌 지향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귀농·귀촌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