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 대중화되면서 명품을 처음 접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액과 명품시장 규모가 각각 세계 1위와 7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명품 소비파워 덕분에 글로벌 경기침체시기에도 명품업계가 한국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엠베서더에 K-POP 아이돌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좋아하는 어린 10대 팬들도 자연스럽게 명품을 소비하고 있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서울~제주) 만 19~59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명품 소비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명품 시장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명품을 처음 접하는 연령대가 더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개인의 만족을 위한 명품 소비에 공감하면서도, 정작 명품을 지니는 이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등 이중적인 잣대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명품을 처음 접하는 연령대가 주로 10대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을 구입하기에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나이대는 경제적 소득이 있는 30대(37.2%·중복응답)와 40대(49.5%)를 꼽았다. 하지만 명품 구입은 나이와 관계가 없다는 답변이 이전 조사 대비 소폭 증가했다. 2016년 18%에서 올해 22.9%로 지난해(17.2%)대비 약 5% 상승했다.
실제로 명품을 처음 접하는 나이대를 묻자 대학생(35.8%)과 20대 사회 초년생(45.6%)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 뒤로는 고등학생(26%)과 30대(22.9%) 순이었다. 구매력이 낮다고 인식되는 저연령층이 지갑을 열어 명품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것이다. 이어 10명 중 7명(71.6%)은 명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응답할 정도로 명품 구매는 경기 불황에도 대중화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84.6%)은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도 국내 소비자가 명품 수요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30대 이상이 주축이었지만 이제는 20대, 더 내려가 10대까지 세대를 초월하면서 젊은 층에서도 명품 구매에 대해선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모습이 뚜렷하다.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엔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가격 인상 행보가 지속되고 오픈런으로 구매해야만 하는 상황에도 기꺼이 돈을 썼다.
이처럼 명품구매 소비층이 낮아지고 많아지면서 국내 명품 시장의 성장세는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1월에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2만원)으로 세계 1위다. 미국과(280달러)와 중국(55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국내 명품 소비 총액은 168억 달러(약 21조원)로 1년 전보다 24%나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집계에선 지난해 국내 명품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4.4% 성장한 약 18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7위 규모다. 실로 어마어마한 성장세이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국내 명품 시장이 활성화하고 계속 성장세를 된 원인으로 양극단적인 소비와 보상심리를 꼽고 있다. 기능적인 물건은 10원 100원이라도 아끼려는 게 일반 소비자들의 심리지만 명품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이른바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보상심리가 더 커지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10대 20대들의 명품소비를 부추기는 가장 큰 원인은 SNS를 통한 과시욕이라고 보는 시각이 크다. 남들에게 자신의 특별함을 명품으로 과시하고 싶은 욕망이 점점 커지고 남들에게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감을 느끼는 심리가 점점 일반화되면서 명품이 그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