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출생아 수가 1년 전보다 5.9% 늘어나 10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코로나19로 미뤄왔던 혼인 건수가 2022년 8월부터 늘어나면서 출생률도 늘고 있다. 통계청은 올 하반기까지는 출생률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4년 8월 인구동향’을 보면 출생아 수는 2만98명으로 1년 전보다 5.9%(1124명) 증가했다. 전년 대비 1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7월(2만601명)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8월 기준으로 보면 2014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8월 기준 출생아 수는 2015년부터 9년 연속 감소하다가 올 8월 들어 처음으로 증가했다. 2015년 12월 이후 전년 대비 출생아 수가 늘어난 때는 2022년 9월(0.1%), 올해 4월(2.8%)~5월(2.7%), 올해 7월(7.9%)~8월(5.9%)뿐이다.
지난 추석 서울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 = 연합뉴스
올해 들어 출생아 수가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집합금지 조처로 미뤄왔던 혼인 건수가 2022년 8월부터 6.8%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상 혼인 건수 증가는 1년 반~2년 뒤 출생률 증가로 이어진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22년 8월 혼인이 늘어나면서 출생아 수 증가로 이어졌다”며 “올 하반기까지는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8월 혼인 건수는 1만7527건으로 1년 전보다 20.0%(2917건) 늘어났다. 지난 7월엔 혼인 건수가 1년 전보다 32.9% 늘어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 폭을 보였는데, 8월 혼인 건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1~8월 누적 혼인 건수는 14만6403건으로 1년 전(13만458건)보다 12.2% 늘었다. 혼인 건수 증가는 출생률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8월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 인구는 1만2146명 자연감소하고 있다. 올 8월 사망자 수는 3만2244명으로 1년 전보다 5.6% 늘어났다.
한편 서울 인구는 줄고 경기도 인구는 늘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24년 9월 국내인구이동 통계’에서 올 3분기 시도별 순이동을 보면, 경기(1만8079명), 인천(5511명), 충남(2349명) 등은 인구가 순유입됐고, 서울(-1만3588명), 부산(-4093명), 경북(-2673명) 등은 순유출됐다. 집값 상승으로 주거비용이 올라 30대 이하 서울 거주자가 경기도로 이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제2도시인 부산의 인구도 줄고 있어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