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계열사 쇼핑몰인 롯데온에서 욱일기 상징 상품이 판매되어 논란을 일으켰던 롯데쇼핑이 다시 욱일기 디자인 상품을 판매했다.
22일 <더팩트> 보도에 따르면 롯데쇼핑 계열사 롯데온에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디자인의 상품이 또다시 판매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외직구 상품이기는 하나, 자체 필터링 시스템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일로 롯데쇼핑 뿐만 아니라 롯데그룹 전체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최근 판매된 상품으로 현재 삭제됐다. /롯데온 홈페이지 캡처 (더팩트)
22일 <더팩트> 취재 결과 롯데온은 이날 오전 9시 40분경까지 욱일기가 그려진 머그컵을 판매하고 있었다. 해외직구 상품으로, 상품명에도 '욱일기'라고 표기돼 있었다. 그러나 취재가 시작된 뒤 얼마 되지 않아 상품 판매 중단 조치가 이뤄졌다.
욱일기가 새겨진 상품은 롯데온에서 '욱일기', 'Rising Sun Flag', '旭日旗' 등 검색어를 입력하면 노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욱일기의', '욱일기에' 등으로 단어를 검색하면 버젓이 노출됐다. 롯데온 상품 검색 시스템에 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0년에도 욱일기 관련 상품이 검색되는 논란을 빚고 바로 상품 판매 조치를 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사용한 군기다. 주변 국가를 침략할 때 사용됐다. 욱일기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외교적 갈등뿐만 아니라 대중문화나 스포츠 경기 등 전방위에 걸쳐 갈등을 빚고 있는 요소다. 일례로 지난 2022년 열린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경기장에 욱일기를 반입한 관중이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날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롯데온을 제외한 쿠팡, SSG닷컴, G마켓,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 경쟁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욱일기가 그려진 상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
롯데온은 TNS(Trust&Safety)팀을 운영하고 있다. 역할은 가품과 위해상품 등 상품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관리한다. 그러나 이번 욱일기 관련 상품은 걸러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문제가 또 발생한 것은 필터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롯데온에 판매자로 입점하기 위해서는 서류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무나 입점할 수 없다. 해외구매대행 판매자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글로벌셀러를 신청해야 한다. 이번에 논란이 된 상품은 해외직구 상품으로 법인사업자로 등록돼 있었다. 참고로 롯데온은 지난 2020년 4월 28일 공식 출범한 롯데쇼핑의 야심작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욱일기와 같이 국민 정서상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상품은 등록 또는 검색조차 안 되도록 막아둔다"며 "몇 년 전 대외적으로 이슈가 됐음에도(욱일기 자체는 검색이 안 되더라도) 관련 상품을 편법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해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롯데온 관계자는 "해당 상품 판매 이력은 없다. 즉각 판매를 중단 조치했다"며 "관련 검색어를 비롯해 해당 판매자의 모든 상품을 철저히 점검하고 조치를 취할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