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무언가 잘 풀리지 않으면 그저 투정 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어머니가 계실 때에는 투정이 일상적이었던 것 같은데 투정도 한참을 잊은 적 하였다.
투정이라 하면 곧바로 생각나는 밥투정 반찬투정이 있다.
투정이 붙으면서 새로운 단어가 되고 밥과 반찬이란 단어를 투정에 붙여야 하는 지 띄어야 하는 지 찾아 보면
밥투정 반찬투정은 투정을 앞 단어에 붙여 쓰기 한다.
'띄어쓰기'는 붙여 쓰고 '붙여 쓰기'는 띄어쓰기 한다. 한글 띄어쓰기 규칙의 어려움이다.
전 국립 국어 원장의 이야기인데 실제로는 책 마다 신문이나 방송 또는 각종 잡지에서 띄어쓰기도 뒤죽박죽이다.
두 개의 단어를 합쳐서 하나의 뜻이 되는 것은 붙여 쓴다고 하는데 실제 헷갈리고 어렵다.
무엇이 모자라거나 못마땅하여 떼를 쓰고 조르는 것을 투정 한다고 한다.
즉, 내가 원하거나 요구하는 것이 받아 들여지기를 바라는 의식적인 행동이다.
반대 논리로 하루 중에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이 마음에 흡족하고 못마땅하지 않으면 투정 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꿈 같은 세상에서 가능한 것일 수 있다.
" 뭐가 불만이냐?"
그렇게 묻는 상대방이 해결하여 주는 것인 지, 내 스스로 해결하여야 하는 것인 지는 나의 신체적 환경이나 내 수양의 내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매일매일 생활 중에 불만이 생기는 것이 있으면 어떤 대상에 그 화살이 향하게 된다.
길은 걷다가 돌 부리에 걸려 넘어졌을 때 그 화풀이로 돌 부리를 몇 번 더 걷어 차면 내 발 만 아프다.
어디다가 투정을 할 것인가?
내가 내게 할 수 있고 만만한 상대에게 할 수도 있지만 내가 투정 하면 받아 주는 사람이 있는 지 생각하여 볼 일이다.
여러 사람들이 모인 단체 모임 방에 누가 올리는 글이나 어떤 행동들이 내 생각과 다르고 불만이 생겨서 지적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일종의 투정 부리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충고 조언 평가 판단 등은 단체가 모인 곳에서 가급적 해서는 안되는 행동들이다. 그것은 잘난 체 하는 지적 질이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정 하면 좋아할 사람이 없다.
어린 아이도 아니고 나이가 들어갈 수록 투정은 자기 수양의 내공 쌓기로 변화되어 가야 하고 수양이 된다.
산전 수전 다 겪어가면 나이 들어 왔는데 사소한 것에 툭 삐치는 투정 부리지 말고 차라리 신경 끄는 것이 좋다.
누가 내 투정 다 받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으로 투정 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잊어야지 신경 끄고 살아야지.
가끔은 먼 하늘 보고 긴 한숨으로 투정을 날려 보낸다.
2024년 5월 22일
신 종근
前 LG전자 TV연구소장 / 은탑산업훈장 수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