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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공감칼럼] 우공이산과 삽질에 대한 생각들

신종근 칼럼리스트

등록일 2024년06월12일 14시1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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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좌우명으로 중국 고사성어 우공이산을 사용하고 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은 지금으로부터 2,400여년전 열자(列子)의 탕문편(湯問篇)에 나오는 이야기로서 우공(愚公)이라는 90세 노인이  집을 가로막은 산을 옮기려고 대대로 산의 흙을 파서 나르겠다고 한 것에서 유래한다. 

 

어떤 일이든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짐을 이르는 말로서 비슷한 사자성어는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도 있고, 한 방울 한 방울의 이슬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는 노적성해(露樍成海), 티끌 모아 태산이 된다는 진합태산(塵合泰山)도 있다.

 

그런데 지금처럼 중장비도 없이 어떻게 산을 옮기는 작업을 할 수 있었을까 자료를 찾아 본다.

 

"우공이 마침내 자손을 데리고 가니 세 명의 장부가 돌을 깨고 흙을 파내 삼태기로 발해만으로 운반하니, 추위와 더위로 계절이 바뀌고 한 번 갔다가 오는데 1년이 걸렸다."

 

천리길도 한 걸음 부터라고 당시에도 흙을 파기 위하여 삽을 사용했을 것이다.

 

 


 

 

삽의 역사를 봐도 돌삽, 청동삽, 철기삽 등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산을 옮기려고 하면 얼마나 대대적인 삽질을 하여야 할 것인가.  삽질만으로는 왠지 헛일을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우려의 쓴 웃음도 나온다.  요즘에 들어서 삽질의 이미지는 '쓸모 없는 일을 하다'라는 뜻으로 변질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 변질된 어원의 기원은 군대나 교도소 등에서 삽으로 땅을 판 후에 다시 메꾸는 행위에서 유래되었다거나, 여러가지로 각자의 기억 속에 투자한 것 대비하여 결과치가 신통찮은 실패의 경험이나 시행착오였을 때 한편으로는 삽질하였다고 한다.

 

수 없는 반복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삽질이지만 자고로 '인생살이는 반복의 일상에 지치지 않은 자가 살아 남는다.' 는 것을 명제로 받아들이고 좋은 의미로 성실하게 삽질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삽질을 잘 하기 위하여 삽의 구조와 강도를 개선하고 삽질에 투입한 작업자를 늘리고 작업자들의 건강 관리 및 생활 지원 등으로 투자 하는 방법이 있겠다.

 

그러면 이 기회에 삽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면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끝이 뾰족하고 둥근삽이라기도 하는 막삽, 삽의 머리 부분이 넓은 사각형으로 건설현장에서 필수품인 각삽, 튼튼한 철삽, 모래 작업에 편리한 오삽, 숯불이나 불을 옮기는데 사용하는 부삽, 눈 치우는 용도의 눈삽 외에도 야전삽이나 모종삽 등 다양하게 많은 용도에 적합하게 나오고 있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벗어났는데 우공이산에서 진정한 목표가 산을 옮기기로 하였다면 그 당시야 그 방법 밖에 없을 지 몰라도 지금이라면 삽질 백 날 해봐야 굴착기로 몇 번 하는 것이 더 수월하고 효율이 높다. 다이나마이트로 산을 폭파하여 그 잔해들을 실어 나르는 방법도 있고 몇 가지 다른 혼용 방법들도 있겠다.

 

삽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대 규모의 새로운 방식이 유용할 것이고 가능한 방법은 현재의 기술이 생각의 한계로 작용하는데, 꼭 지금의 방식만이 최선이라고 할 수 만은 없을 것이다.

 

20여년 전에 인도에 출장 업무 차 갔을 때다.  어떤 건물 공사 현장과 산에 인산인해라고 할 만큼 수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산을 없애고 고층 빌딩을 올리는 데 최신식 장비는 하나도 보이지 않고 오직 사람들의 손 기술 만으로 작업을 하고 있었고, 그 사람들의 수효가 상상을 초과할 정도로 어마어마하여 정말 개미 떼가 붙어 있는 듯이 보였다.  밥 열 술이 한 그릇이 된다는 십시일반 (十匙一飯)이 아니라, 천 술을 모으는 천시일반 (千匙一飯), 만시일반(萬匙一飯)이라고나 할까.

 

더 좋은 방법의 아이디어는 없는 것인가?

 

우공이산은 산을 무조건 옮겨야하는 명제라기보다는 산을 왜 옮기기로 하였는가를 보면 우공의 집 앞에 산이 가로 막혀 다니기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방식이라면 굳이 산을 옮기지 않더라도 우공의 집을 더 좋은 곳으로 옮기는 방법 혹은 산에 굴을 뚫는 방법이나 로프 웨이 등의 새로운 통행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있을 수 있다. 

 

저 산은 무조건 옮겨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정진한다면 옮기는 방법이 어떤 것이냐는 지속적인 공부와 연구가 필요하다.

사람이 하는 일이란 바둑이나 장기의 마지막 외통수처럼 오직 한 가지 방법 뿐이지는 않을 것이다.

 

우공이산을 좌우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우직하게 꾸준하게 노력하면 결국에는 달성을 한다.

Stay Foolish가 떠 오르는 장면이다.

 

아울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메타 마크 주커버그는 '뜨거운 열정 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열정이다.'라고 하였는데, 대부분의 위인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열정을  갖고 끈기있게 하느냐의 그릿(Grit)을 중요시 하였다. 

언뜻 노산 이은상님의 시조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가 생각난다.

 

'넘어지고 깨어지고라도 한 조각 심장만 남거들랑 부둥켜 안고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

 

나의 겨레는 무엇인가 .

 

 

신종근(申 鍾 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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