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e스포츠의 월드컵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이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결승전에서는 e스포츠 강국인 한국과 중국이 맞붙게 되면서 게임팬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미국 라이엇 게임즈가 출시한 온라인 전투 전략 게임으로 최강을 가리는 세계 최대 e스포츠 행사로 정식 명칭은 ‘롤 월드 챔피언십’이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줄임말 롤(LOL)과 월드컵을 합성해 '롤드컵'이라 부른다.
2011년 처음 스웨덴서 개최된 이후 매년 세계 각국에서 열리고 있는 롤드컵에는 한국 리그인 LCK를 비롯해 LPL(중국)과 LCS(북미), LEC(유럽) 등 지역별 리그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22개 팀이 참가한다. 13회째인 올해 개최국은 한국으로 지난달 10일부터 서울과 부산에서 각 리그 대표들이 참전해 열전을 펼치고 있다. 앞서 한국은 2014년, 2018년에도 롤드컵을 개최한 바 있다.
이번 결승전에서 한국의 ‘T1’이 중국의 ‘WBG(웨이보 게이밍 포 아우디)’와 맞붙는다. ‘T1’에는 ‘페이커’ 이상혁과 ‘제우스’ 최우제, ‘케리아’ 류민석 등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뛰고 있다. ‘WBG’는 감독과 최고 스타인 ‘더샤이’ 강승록까지 모두 한국 사람이다.
‘e스포츠계의 메시’로 불리는 페이커가 속한 T1과 한국의 최대 경쟁자인 중국팀이 결승전에 오르는 빅매치가 성사되면서 국내외 팬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결승전 티켓 1만8000여장은 이미 매진됐고 중고시장에서는 웃돈을 얹어 티켓을 파는 프리미엄 거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롤드컵 결승에서 한중전이 성사된 건 2021년 이후 2년 만이다.
15일에는 서울 중구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린 '월드 2023 파이널스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페이커' 이상혁은 "한국에서 열리는 결승전 경기에 뛸 수 있는 것은 좋은 경험"이라며 "4강이 끝나고 느낀 감정은 '상대방을 뛰어넘었다'보다는 '좋은 경기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였다면서 "스포츠맨십으로서 보단 순순히 개인적인 감정이었고, 많은 분께 보여지는 스포츠선수로서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고 했다.
'케리아' 류민석은 "웨이보가 워낙 잘하는 팀이지만 저희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세트 스코어 3대 2 승리를 예측했다.
웨이보 게이밍은 T1에 대한 존중과 경계를 동시에 드러냈다. 2020∼2021년 T1 감독을 맡기도 했던 양대인 웨이보 감독은 "(T1은) 다 같이 게임하고 있는 그런 느낌이 많이 든다"면서 "상당히 강하구나를 알고 있었고, 아는 만큼 두렵다"고 했다. '크리스프' 류칭쑹은 "결승은 T1의 마침표"라며 "세트 스코어 3대 1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T1 (사진출처 : 엠빅뉴스)
주최 측인 라이엇 게임즈는 페이커를 롤의 '유산'(legacy)로 지칭했다.
제레미 리 라이엇게임즈 롤 총괄 프로듀서는 "주말에 페이커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나즈 알레타하 라이엇 게임즈 이스포츠 글로벌 총괄은 "네 번째 타이틀에 도전하는 데 관심이 집중되고, 경기 시청자 수(뷰어십)와 게임 내용 등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는 롤드컵 주제곡 '갓즈'(GODS)를 부른 걸그룹 뉴진스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파라노이아(PARANOIA)'를 부른 가상 보이그룹 '하트스틸'과 롤드컵 당일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다.
뉴진스 멤버 민지는 "갓즈와 롤 월드 챔피언십에 걸맞게 웅장하고 멋있는 무대를 준비했으니 기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현장 응원 열기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시는 라이엇게임즈와 함께 롤드컵에 앞서 16일부터 19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e스포츠팬들을 위한 콘서트, 문화체험, 게임 행사 부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콘서트에는 뉴진스, 여자아이들, 머쉬베놈, 앨런 워커, 니키 테일러 등의 국내외 스타들이 총출동 한다. 결승전 당일에는 광화문광장에 준비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실시간으로 관람하며 거리 응원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