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작년 수능·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워고
수학은 작년 수능보다 쉬웠지만, 9월 모평보단 어려워
9월 모평이 출제 '기준점' 된 듯…'N수생' 비중 높아 성적 분포에 영향 전망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정부가 여러 차례 강조한 대로 교육과정 밖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없애고도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EBS와 입시업체는 이번 수능이 작년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시험의 난도가 만만치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졸업생과 검정고시생 비율(원서접수자 기준)이 2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킬러문항 배제 방침으로 상위권 N수생들이 상당수 유입돼 성적 분포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6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윤윤구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왼쪽), 윤혜정 덕수고 교사가 분석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영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출제…EBS 연계율 53.3%”
9월 모평과 비슷하게 출제, ‘킬러문항’ 요소 갖춘 문항 배제
45문항 중 24문항 EBS 수능교재와 연계…연계율 53.3%
출제 기조가 가장 잘 반영된 문항으로 33번 문항 꼽아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에 비해 다소 어렵고, 올해 9월 모의평가와는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소위 ‘킬러문항’의 요소를 배제하고, 변별력 있는 문항을 구성해 공교육 내에서 충실하게 공부한 학생이라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시험으로 구성됐다는 평이다.
2024학년도 수능 출제본부는 영어 영역은 교육과정이 정한 어휘 수준에서 듣기 능력, 독해 능력, 의사소통 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밝혔다. 또한 2015 개정 영어과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고등학교 영어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달성 정도’와 ‘대학에서 수학하는 데 필요한 영어사용 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을 출제하고자 했다.
이날 영역별 출제 경향 분석은 EBS 대표 강사가 맡아 진행했다. 김보라 삼각산고 교사는 “2024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은 2023학년도 수능과 문항 배치가 유사하지만 2023학년도 수능에 비해 다소 어렵고,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며 “추상도가 높은 소재를 배제하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으로 문제풀이 기술보다는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이해해야만 하는 문항을 다수 배치해 전체적인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2024학년도 수능 영어영역 시험지
이어 변별력이 높은 문항으로는 24번(제목 추론), 33번(빈칸 추론), 34번(빈칸 추론), 37번(글의 순서), 39번(문장 삽입) 문항 등을 꼽았다. EBS 연계율은 2023학년도 수능보다 약간 높고 올해 9월 모의평가와 같은 53.3%로 45문항 중 24문항이 연계돼 출제됐다.
이번 영어 영역에 대한 총평으로는 “영어 영역은 9월 모의평가의 기조와 유사하게, 단순 문제 풀이 방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독해력과 종합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선택지를 정확하게 분석해야 답을 찾을 수 있는 문항들로 구성돼 있다”며 “소위 ‘킬러문항’의 요소는 배제하면서도 공교육 과정 안에서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보라 교사는 이번 수능 영어 영역에서 출제 기조가 가장 잘 나타난 문항으로는 33번 문항을 꼽았다. 그는 “변별력 높은 문항으로 꼽은 5개 문항 모두가 해당되지만 33번 문항이 기억에 남는다”며 “논리적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하는 문제로, 제대로 독해를 하지 않고 요령으로 답을 고르려고 하면 정답을 오인하기 쉽다”고 말했다.
“수학,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6월 모평보다는 쉽고, 9월 모평보다는 무게감 있을 것”
EBS 대표 강사, 영역별 출제 경향 분석…“변별력 확보”
9월 모평 출제 경향 유지, ‘킬러문항’ 요소 갖춘 문항 배제
최상위권부터 중하위권까지 변별하도록 출제…EBS 연계율 50%
수학Ⅱ 20번 문항, 학교 교육과 공교육이 나아갈 방향 제시
수학 영역은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최상위권에서의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킬러문항’이라 일컫는 지나친 계산을 요구하거나 불필요한 개념으로 실수를 유발하는 문항이 배제됐으며, 교육과정을 따르면서도 최상위권을 변별할 수 있는 문항들이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2024학년도 수능 출제본부에 따르면 수학 영역은 교육과정의 범위 내에서 수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 기본적인 계산력과 논리적 추리력을 평가하는 문항 등이 출제됐다. 종합적 사고를 요구하는 경우에도 지나치게 어려운 문항을 피하면서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밝혔다.
이날 영역별 출제 경향 분석은 EBS 대표 강사가 맡아 진행했다.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수학영역은 올해 치러진 6월과 9월 모의평가와 구성면에서 매우 흡사하고, 최상위권 학생들부터 중하위권 학생들까지 충분히 변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을 골고루 출제했다”며 “기본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 여부, 주어진 상황에서의 문제해결 및 추론 능력, 분석 및 탐구력을 묻는 문항들을 골고루 배치함으로써 학생들이 지닌 다양한 수학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변별력 높은 문항으로는 수학Ⅰ 15번, 수학Ⅱ 22번, 확률과 통계 30번, 미적분 30번, 기하 30번 문항을 꼽았다. EBS 연계율은 50%로 수학Ⅰ과 수학Ⅱ에서는 12문항이 연계됐으며, 선택과목에서는 각각 3문항이 연계됐다.
2024학년도 수능 수학영역 시험지
변별력 높은 문항과 관련해 심주석 교사는 “(변별력 높은) 문항들은 관련된 정의와 개념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어진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해결할 수 있어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부합하며 공교육 학습 내용요소와 관련성이 매우 높고, 공교육 과정 및 EBS 수능교재 등에서 자주 다뤄지고 있는 내용으로 공교육을 통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문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수학 영역에 대한 총평으로는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무게감이 느껴질 것”이라며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 수능 수학 영역에서 수학Ⅱ 22번 문항을 주의깊게 볼 것을 거듭 강조했다. 심주석 교사는 “수학Ⅱ 22번 문항은 앞으로 학교 교육과 공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단편적인 지식이나 요령이 통하는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어, 9월 모평보다 다소 어려워…적정 난이도 확보”
“다소 어렵게 출제”
9월 모의평가 출제 경향 유지, ‘킬러문항’ 배제에 초점
선택과목 유불리 가능성 최소화 노력…EBS 연계율 51%
국어 영역은 2023학년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수험생들이 다소 어렵게 체감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소위 ‘킬러문항’ 배제 방침에 따라 공교육 내에서 출제됐으며, 적정 난이도와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2024학년도 수능 출제본부에 따르면 국어 영역은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소재를 활용했으며,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설정한 지식과 기능에 대한 이해력, 교과서를 통해 학습한 지식과 기능을 다양한 담화나 글에 적용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력을 중점적으로 측정하고자 했다. EBS 연계율은 51.1%, 총 23문항이다.
2024학년도 수능 국어영역 시험지
이날 영역별 출제 경향 분석은 EBS 대표 강사가 맡아 진행했다. 윤혜정 덕수고 교사는 “수능의 난이도는 2023학년도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통과목인 독서, 문학의 경우 소위 ‘킬러문항’이 배제됐으며, EBS 수능교재를 상당히 밀도 있게 연계하고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이나 개념을 바탕으로 문항을 설계해 공교육 내에서 변별력 높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위 ‘킬러문항’이 배제되면서도 공교육 과정을 통해 준비할 수 있는 시험이라는 기존 출제 경향이 유지돼 수험생들의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에서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이 출제돼 변별력이 확보됐다”고 덧붙였다.
독서 10번 문항, 15번 문항, 문학 27번 문항, 작문 40번 문항, 언어와 매체 39번 문항 등이 변별력이 높게 출제된 문항으로 꼽혔다.
윤혜정 교사는 “독서는 EBS 수능교재의 지문이 상당 부분 연계돼 출제됐고, 선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요구하는 문항이 출제됐다”며 “특히 독서 지문 4개 모두 EBS 수능교재에서 연계대 체감 연계도가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