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정면충돌해 긴장이 한층 고조된 상황에서 우리 국민 180여명이 종교행사 참석차 이스라엘에 입국한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이스라엘 공관은 전날 한국인 180여명이 종교단체의 현지 행사 참석을 위해 이스라엘에 입국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에 체류하는 한국인은 기존 약 500명에서 680여명으로 늘었다.
이번에 입국한 우리 국민 180여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되는 예루살렘은 여행 경보 4단계 지역에 포함되진 않는다.
정부는 이번에 입국한 인원을 포함한 이스라엘 체류 국민의 조속한 출국을 강력히 권고 중이며, 해당 종교단체에 대해서도 직·간접적으로 출국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접수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으며, 우리 국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를 지속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새벽 전투기와 로켓 등을 동원해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았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시설을 선제 타격하고 이에 헤즈볼라가 보복 공격을 가하면서 역내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레바논과 이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각각 90여명, 100여명 수준으로 기존과 크게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스라엘군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25일(현지시간) 새벽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으며 전면 충돌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공격 조짐을 포착했다며 전투기 100여대 등을 동원해 레바논 내 헤즈볼라 표적을 선제 타격했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300발이 넘는 로켓을 쏟아부으며 지난 달 고위 지휘관이 암살된 데 대한 보복 개시를 선포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25일(현지시간) 새벽 전투기 100여대를 동원한 대규모 선제 폭격을 가하면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미사일과 로켓을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는 이유를 댔다.
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새벽 5시에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와 드론 등을 무더기로 발사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면서 30분 앞선 새벽 4시 반에 선수를 쳤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직후부터 이스라엘 북부를 드론과 로켓을 동원해 공격을 이어오는 터라 헤즈볼라의 공격 징후가 새로운 상황이라고 하긴 어렵다.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이스라엘은 '보복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선제공격을 결심했을 수 있다. 이란의 보복 이전에 자국과 가장 가까운 헤즈볼라 문제를 먼저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예기치 않은 대규모 선제 폭격에 헤즈볼라도 드론, 로켓포 수백발을 쏘며 대응했고 이를 슈크르 피살에 대한 '보복 1단계'로 규정했다.
또 선제공격의 이유로 '헤즈볼라의 공격 징후'를 주장한 것은 공격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일단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은 외국 정부들에 "이스라엘은 자기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며 전면전에는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헤즈볼라의 '준비된 보복 공격'은 텔아비브나 하이파와 같은 주요도시가 표적이 될 수 있는 만큼 기습적인 선제공격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의 주요도시가 헤즈볼라의 공격에 노출된다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이 개전할 가능성이 아주 커진다.
그렇게 되면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헤즈볼라와 동시에 전쟁을 치러야 하고 이는 곧 이란의 '하나예 암살 보복'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 이후 최대 규모 공습을 갑자기 받은 헤즈볼라는 즉시 보복했지만 선제공격을 당한 뒤 '채 준비되지 않은' 작전으로 평소처럼 이스라엘 북부만을 겨냥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임계점이 가까워지던 헤즈볼라와 전면전은 가능성은 다소 낮아진 셈이다.
이스라엘군은 선제공격 뒤 예상되는 반격에도 충분히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5일 "헤즈볼라의 드론을 모두 격추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