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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전 안중근의사가 일본인 간수에게 써 준 간절한 바람 ‘獨立’…하얼빈 의거 115주년 기념 공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옥중서 쓴 글씨 18점 한자리에…7가지 이야기로 삶·사상 조명

등록일 2024년10월23일 15시0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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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가 순국 전 마지막으로 남긴 유묵 '독립'이 15년 만에 고국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안중근의사숭모회와 안중근의사기념관과 함께 오늘(24일)부터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5주년 기념 특별전 '안중근 書(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안중근 의사가 순국 직전에 썼던 글씨를 통해 의사의 삶 속에 녹아 있는 사상을 조명하는 것으로, 안중근 의사가 남긴 '독립' 등 글씨 18점(보물 13점)과 50여 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한국역사박물관 제공 


특히 안중근 의사가 남긴 글씨 '독립'은 1910년 2월, 사형 선고를 앞둔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쓴 것으로 글자 옆에는 '대한국인' 안중근이 썼다는 기록과 함께 왼쪽 손바닥 도장이 남겨져 있다.

이 글자는 당시 일본인 간수 시타라 마사오에게 전달했으며, 현재는 일본 류코쿠대학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전시는 안중근 의사의 삶과 철학, 애국 등을 느낄 수 있는 일곱 가지 이야기로 구성됐으며, 1부 '안중근의 생(生), 2부 '안중근의 의(義)', 3부 '안중근의 사(思)'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다음 달 13일부터 매주 수요일에는 안중근 의사를 주제로 한 다양한 시민 강좌가 마련된다.

 

보물 13점을 포함해 한국과 일본에 남아 있는 유묵(遺墨·생전에 쓴 글씨) 18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유정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어린 시절 이름인 '응칠'(應七)에서 착안해 안 의사의 정신과 사상을 가문, 애국, 평화 등 7가지 이야기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높이가 1.5m에 달하는 긴 족자 형태의 유묵이 관람객을 맞는다.

 

1910년 3월 뤼순 감옥의 나카무라(中村) 계장에게 써줬다는 이 유묵에는 '황금백만냥 불여일교자'(黃金百萬兩 不如一敎子)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황금이 백만 냥이라도 자식에게 하나를 가르침만 못하다는 뜻이다.

 

이 글은 '명심보감'의 한 구절에서 유래한 것으로, 교육과 계몽에 힘써 실력을 양성시키려 한 교육가로서 안중근 의사의 철학을 보여주는 유물로서 가치가 크다.

 

대를 이어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안중근 가문과 안중근 의사의 어린 시절, 천주교 입교와 여러 활동, 안 의사의 애국계몽활동 등을 보여주는 여러 유묵도 볼 수 있다.

 

날이 추워진 후에야 잣나무와 소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는 뜻의 '세한연후 지송백지부조'(歲寒然後 知松栢之不彫)에서는 빠진 글자를 작게 써넣은 부분이 눈길을 끈다.

 

안 의사의 애국심을 깃든 '국가안위 노심초사'(國家安危 勞心焦思), 군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보여주는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글씨는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여러 유묵 가운데 주인공은 단연 '독립'이다.

 

 


 

 

2009년 전시 이후 약 15년 만에 한국을 찾은 이 유묵은 시타라 마사오가 안 의사로부터 직접 받은 것으로, 후손이 류코쿠대학(龍谷大學) 도서관에 수탁해 관리하고 있다.

 

박물관은 전시를 준비하면서 전시장 가운데에 가로 3m, 세로 4.5m 크기의 공간을 따로 만들었다. '독립' 글자에 담긴 의미를 온전히 느끼도록 신경 쓴 부분이다.

 

김현정 전시운영과장은 "안중근 의사의 핵심 사상은 독립과 동양 평화"라며 "전시장의 가장 중심 공간에서 그런 염원이 집약된 글씨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에서는 유묵뿐 아니라 생전 활동을 엿볼 수 있는 각종 기록과 사진, 신문 자료 등 50여 점을 함께 보여준다.

 

안 의사와 형제들이 삼흥학교를 설립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1907년 대한매일신보 기사, '안응칠' 수형표를 단 모습 사진, 1962년 안 의사가 추서 받은 훈장 등이 공개된다.

 

하얼빈 의거 당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총을 다루지 않은 점은 흥미롭다.

 

안 의사는 벨기에 FN사가 제작한 '브라우닝 M1900' 모델 권총을 썼으며 총 8발을 장전해 그중 7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실물이 전해지지 않으나 복제품을 전시하는 경우가 많다.

 

박물관 측은 "안중근 의사를 조명한 전시에서 총이 없는 전시는 사실 드물 것"이라며 "독립과 동양 평화를 간절히 염원한 사상가로서의 면모에 주목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말을 전하며 115년 전 그날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반드시 우리나라의 국권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 (중략) 대한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전시는 내년 3월 3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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