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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변호사가 만난 스타 피아니스트 김정원

음악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큰 희열이라는 감성 대한민국 대표 피아니스트

등록일 2023년11월13일 03시1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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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2일 광주를 시작으로 서울, 대구, 청주, 마지막으로 부산까지 총 5개 도시에서 '라스트 쇼팽(Last Chopin)'을 주제로 리사이틀을 개최한 스타연주자인 피아니스트 김정원(본지 11월1일 보도)을 법률신문 신성경 변호사가 만났다. 

 

13일 법률신문 보도에 따르면 신변호사는 한시간 넘는 거리를 출퇴근하면서 계속 반복하여 듣는 음악이 바로 이번에 발매된 김정원의 새앨범 Chopin’s Last Piano Works 일 정도로 그의 팬이라고 전한다. 10월 25일 서울 공연을 관람하고 친구들까지 줄 음반을 3장을 구입했고, 공연 후 사인을 받는 기회에 유수의 매체인 법률신문을 내세워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인터뷰를 따내는 데 성공하였다고. 

 

출처 : 법률신문

 

 

이하 인터뷰 전문이다. 

 

 

신선경 (이하 “신”) : 이번에 쇼팽 후기 작품을 다루면서, 쇼팽 뿐 아니라 다른 작곡가들도 공통적으로 인생의 후기작품에 성숙함이 있다고 하셨는데, 20대 데뷔 음반을 쇼팽으로 발행할 당시의 김정원과, 아직 인생의 후기는 한참 남았지만 본격적 중년에 들어선 김정원 사이에 연주자로서 가장 큰 변화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김정원 (이하 “김”) : 인생의 후기가 한참 남았는지는 아무도 모르지요^^ 말씀하신대로 나이 자체는 중년에 들어선 것이 맞지만 나이만큼 성숙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스스로는 철없게 느껴질 때가 많아서요. 하지만 인생이 달지만은 않다는 것. 그리고 삶 본연의 고독에 대해서는 깊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연주자로서 역시 젊은 시절에 비해 여러가지 변화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무대 위에서의 시간 감각인 듯합니다. 음과 음 사이의 짧았던 시간이 무대 위에서 훨씬 길게 느껴집니다. 그 시간을 호흡으로 채우게 되지요. 그리고 예전엔 실제 내 감정보다 더 진하게 표현했다고 한다면 나이가 든 후의 변화는 내 감정보다 연하게 표현하게 된다는 점도 있는 것 같네요.

 

신 :  11세에 첫 독주회를 시작으로 거의 40년을 대중 앞에 서있는데, 항상 보여지고 보이는 삶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나요?

 

김 : 저보다 더 많은 대중들에게 노출된 삶을 사는 분들이 많으시니 답이 더욱 조심스럽습니다만 저는 소위 연예인 기질을 가졌거나 관심을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서, 무대에 서서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것, 또 제 연주나 음악에 대한 것 외의 다른 관심은 매우 불편하고 싫습니다. 하지만 음악으로 소통하는 것, 제가 음악으로 받은 기쁨이나 위로를 무대에서 청중에게 연주로 전달하는 것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희열이지요.

 

신 : 제가 음악가들을 지켜보다 깨달은 건, 소리로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말도 다들 굉장히 잘 하시더라구요. CBS 라디오의 ‘아름다운 당신에게’라는 클래식 방송도 매일 오전9시에 진행하고 계신데, 청취자들에게 어떤 디제이가 되는 것이 목표인가요?

 

김 : 말 잘하는 음악가들만 만나신 것 아닌가요? 말 못하는 음악가들 너무나 많은데(웃음). 디제이로서는 목표까지 있지는 않고요, 민폐만 끼치지 말고 재미있는 경험하다가 부끄럽지 않게 내려오자는 것이 초심이었습니다. 지금은 일 자체로는 재미와 보람을 다 느끼고 있긴 한데 연주와의 병행에서 시간적 어려움은 상당히 느끼고 있습니다. 원치는 않지만 태생적으로 완벽주의자 기질이 좀 있는데, 그러다보니 결국 자학에 가까운 스케줄을 감행할 때가 많죠. 요즘 하고 있는 가장 큰 고민입니다. (주: 기사를 쓰는 오늘도 라디오 방송을 청취했는데 듣는 사람이 편안하게 말씀을 아주 잘하심)

 

신 : 연주회 가장 마지막 앵콜곡으로는 쇼팽이 20대 초초반에 작곡한 Nocturne in E flat major, Op.9 No.2 를 선택하셨어요. 한바퀴 마무리하고 다시 새로운 기분으로, 그러나 진짜 20대보다는 더 능력 장착되어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었습니다. 50대를 앞두고 있는 지금, 앞으로 이건 꼭 이뤄야겠다 하는 목표는?

 

김 : 숨이 붙어 있는 동안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연주를 할 수 있는 것이 목표입니다.

 

신 : 좋아하는 와인? 비엔나 식당도 추천해주세요^^

 

김 : 최근 마신 와인 중 매우 인상 깊었던 건 Domaine Marquis d’Angerville Clos des Ducs 인데 부르고뉴 피노누아 입니다. 마르끼 당제르빌 와이너리에서 볼네지역의 끌로데장글 1등급 밭에서 생산한 피노누아지요. 한국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와인입니다. 빈 식당 추천은 쉽지 않네요. 제가 유학하던 시절과는 많이 바뀌어서요. 음식으로는 타펠슈핏츠를 추천합니다. 예전엔 기름에 튀긴 슈닛첼을 좋아했지만 이젠 담백한 게 더 좋아서요.

 

학창시절 머레이 페라이어의 마스터클래스에 학생 대표로 뽑혀 페라이어로부터 극찬을 받은 그 순간을 지금도 기뻐하며 변치 않는, 아니 더 풍성해진 마음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김정원. 그가 연주하는 음과 음, 그리고 그 사이의 호흡을 들으며 많은 사람들이 기쁨을 얻었으면 한다.

 


신선경 변호사 (법무법인 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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