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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공감칼럼] 장미이야기

등록일 2024년06월05일 12시1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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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길을 걷다 보니 담장마다 온통 장미 세상이다.

매년 이맘때 장미꽃을 보면서 계절의 여왕이 찾아왔음에 반갑다. 

 

곡성군에서는 세계 장미 축제가 열려서 1004종 이상의 장미가 만개하였고, 나름 유명하다는 서울 올림픽공원 장미광장, 중랑 장미 공원, 인천 대공원 장미공원, 부천 백만 송이 장미원을 포함하여 전국 곳곳에서 수백 가지 장미꽃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때다.

 

 


 

 

클레오파트라가 장미 향수, 장미 목욕을 하고 자신의 거처를 장미로 가득 채우곤 하였다던가, 잉글랜드 왕위를 놓고 흰 장미와 붉은 장미로 30년 동안 지속한 장미 전쟁의 역사를 공부하지 않더라도 그 다양한 종류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 왔다.

 

중국 당나라 시인 백거이는 뜰 앞에 장미를 심고 그 장미가 꽃이 피면 부인으로 삼겠다는 시를 남겼다.

 

장미를 노래한 시도 음악도 많다.

옛 시절 사월과 오월이라는 가수가 불러서 인기를 끌었던 장미 노래도 인상적으로 기억이 나는데 그 가사의 일부를 적어 운율을 흥얼거려 본다.

 

당신에게선 꽃 내음이 나네요

잠자는 나를 깨우고 가네요

싱그런 잎사귀 돋아난 가시처럼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당신의 모습이 장미꽃 같아

당신을 부를 때 당신을 부를 때

장미라고 할래요

 

심수봉 가수가 불렀던 백만 송이 장미 노래 중에 반복적으로 열창하던 후렴부 가사도 떠 오른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 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 나라로 갈 수 있다네

 

그 외에도 수 많은 장미 노래가 있고 기억에 삼삼하여 노래 몇 개와 가수를 적어 본다.

 

▲장미꽃 필 때면/박인희 ▲그대 모습은 장미/민해경 ▲장미꽃 한 송이/오승근  ▲장미/이선희   ▲장미/사랑과 평화  ▲겨울 장미/이은하 ,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다섯손가락

 

학교 다닐 때 꽃 밭에 장미 뿐 아니라 장미라는 이름의 여학생이 있었고 회사 다닐 때도 장미 여사원이 있었다.

김장미 이장미 최장미 윤장미 백장미 유명인에 장미가 떠 오르는 배우 장미희도 있고 가수 장미화도 있다.

 

장미꽃이 아름다운데 가시가 있다. 요즘 장미에는 각자 나름대로 알고 있는 또 무엇이 들어 있을 것이다.

 

독일 시인 소설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장미를 무척 좋아했다. 장미 가시에 찔려 파상풍 합병증으로 죽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직접적 사인은 백혈병에 걸린 줄 모르고 연인을 위해 장미를 모으다 가시에 찔려 패혈증으로 죽은 것이라고 한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릴케의 '인생' 시 구절을 적어 보며 음미한다.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하루하루 일어나는 그대로 살아가라.

 

 

 


 

 

릴케는 자신의 묘비 문으로 다음 시를 선택했다.

 

장미!, 오~  순수한 모순, 욕망,

꽃잎과 꽃잎 여러 겹 겹친 눈꺼풀 아래

이제는 누구의 꿈도 아닌 단단한 잠을 꼭 싸고 있구나.

그 가엾음!.

 

장미는 다양한 꽃 색깔에 따라 꽃말도 많은데 대표적인 색인 빨강은 열렬한 사랑, 흰색은 순결함, 청순함, 노랑은 우정과 영원한 사랑이라고 한다. 

노랑 장미는 일부 사람에 따라 좋지 않게 생각하기도 하는데 영국에서는 질투를 프랑스에서는 무성의를 뜻 한다고 한다.

올해도 무수한 장미가 피고 진다.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조지훈의 '낙화'에 릴케의 '인생'이 이어진다.

 

바람이 불 때 흩어지는 꽃잎을 줍는 아이들은

그 꽃잎을 모아 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꽃잎을 줍는 순간을 즐기고

그 순간에 만족하면 그 뿐.     

                                                                                                                

신종근

(Shin Jong Keun / 申 鍾 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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