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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공감칼럼] 자유로를 달리며

칼럼니스트 신종근

등록일 2024년07월03일 13시1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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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가장 많은 교통량을 가진 일반 국도는 몇 년째 77번 국도의 일부 구간 일명 자유로, 서울 성산대교에서 일산 장항 IC 구간이다.

 

파주에 새로운 공장들과, 접경 지역 주변으로 유명 카페와 대형 식당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자유로는 거대한 도로 주차장이 되어 있을 때가 많고 제2 자유로까지 생겨 교통량을 분산시키고 있다.

 

자유로라고 불리는 구간은 서울 가양대교 북단에서 파주 문산읍 자유 IC(임진각)까지 연결되는 도로이며, 도로의 종점인 임진각 내에 있는 '자유의 다리'에서 따왔다고 한다.

 

 

   

  게티이미지 

 

 

자유로 휴게소에 들르면 일산이나 서울에서 파주로 출퇴근 혹은 출장 다니는 사람들과 전방 부대에 면회나 휴가 나오는 군인들과 그 부모님들도 자주 보인다.

 

자유로에서 보이는 이런저런 모습에, 평소에는 잊고 지내던 자유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자유란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자유는 무엇이며 나는 얼마나 자유롭게 살고 있는가.

임진강 건너편 북한 선전마을이 보이는 자유로 길 위를 달리다 보면 한 번쯤 드는 생각이다.

 

자유로에서 수시로 마주치는 것은 과속을 단속하는 카메라다.

신나게 달리다가 과속 카메라 앞에서는 모든 차들이 줄을 서듯 조신하게 달린다.

자유를 생각하다가 갑자기 속박을 느낀다.

속박 속에서 자유롭지 않게 자유로를 달린다.

 

자유롭게 산다고 돈도 건강도 인간관계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는 없다.

그중에서도 최소한 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제어하지 못한 자유는 속박이 되어 버리고, 반대로 적절한 속박 속에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알고 있지만 실행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가느다란 밧줄에 묶여서 도망치지 못하는 코끼리 이야기가 있다.

어릴 때에는 그 밧줄을 끊을 수 없고 도망치지 못하는 족쇄라는 관념이 배였다.

성장하고 그 밧줄을 끊을 힘이 생겼는데도, 어릴 때의 고정관념으로 시도도 하지 않고 도망치는 것을 아예 포기한다.

 

코끼리가 도망치면 직접 먹이를 찾아 나서야 하는데, 묶여서 주는 먹이로 살고 있는 것에 크게 탈출의 마음이 없을 수도 있다.

 

자유는 내가 편하자고 하는 의지에 따라 달라진다.

 

자기 의지대로 할 수 있는 능력과 행동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자유와, 남에게 억압이나 제한을 받지 않는 상태인 자유가 있다.

 

법률적 자유, 정치적 자유, 경제적 사회적 자유가 있으며 사상, 표현, 종교, 결사의 자유 등 자유의 종류는 많고 세계적인 철학자들도 그들 나름대로 많은 이론들을 남겼다.

언젠가 그들이 주장한 자유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면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파주는 내 동생의 젊음이 묻힌 아픔이 아린 곳인데, 어쩌다가 파주 공장에서 7년여를 근무한 적이 있다.

 

파주에서 서울 가는 길은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간다는 경의선 철도 외에 자유로와 통일로가 있으며 자유 통일이 언제 될 것인 지 그 꿈의 도로다.

 

 


 

 

평소에 대부분 자유로를 달리게 되는데, 회사 업무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있을 때일수록 자유로 안내판의 자유가 더 크게 다가온다.

 

어느 날인가 자유로 가장자리를 조금 벗어난 곳에 낡은 자동차 한 대가 세워져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며칠을 보아도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

 

사고가 났거나 길 가장자리라도 불편하면 교통 당국에서 처리를 하였을 것이나, 길을 벗어난 애매한 곳이라 나처럼 이상하다 하면서 특별히 신고하지도 않은 모양이고 뭘까 하는 의문도 매일 조금씩 쌓였다.

 

파주 공장에 출근하여 동료들과 그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 날인가 누가 그런다.

거기 차를 치우러 갔다가 발견한 건 우리 회사 사람인데 차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무슨 여한이 그리 많아서 그랬을까.

자유를 찾아가버린 것인가.

 

자유로를 달릴 때마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자유롭지 못하게 그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일이 힘들거나 사람 관계가 힘들거나 회사 일이란 힘들 때가 많지.

 

생로병사의 인생살이는 고해라 평온한 날도 있지만, 먹구름이 몰려오듯 갑작스러운 풍파에 낭패를 보기도 한다.

 

삶에는 눈물을 흘리는 날도 있고, 근심, 걱정과 두려움으로 밤을 지새우는 날도 있으며, 한숨과 절망으로 사는 날도 있다.

 

돈 벌어서 살아가느라 수고 많았겠지만 너무 일찍 갔다고 많은 사람들이 혀를 찼다.

 

 

  니코스 카잔차스키 묘비명
 

 

'그리스인 조르바'는 앤서니 퀸 주연의 옛날 영화로서도 오랫동안 히트를 쳤는데,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그리스의 소설가, 극작가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에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자유다.`라고 자유를 그린다.

 

조르바는 부유하지 않아도 자연인으로서,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자유를 추구하며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 한장면

 

 

 

자유롭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 가는 예나 지금이나 괴로운 마음이나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

 

 

前 기업CEO 신종근(Shin Jong K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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