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입원환자가 4주 만에 5배 이상 증가하는 추세에 영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백일해, 수족구병,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등 다양한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일 질병관리청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진행된 제43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주요 감염병 발생 동향 및 대응 현황’을 논의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2월 첫째 주 정점 이후 감소했으나 최근 4주 동안 주간 신규 입원환자 수가 5.1배 증가했다. 입원환자 수는 7월 첫째 주 91명, 7월 둘째 주 148명, 7월 셋째 주 225명, 7월 넷째 주 465명으로 늘었다.
바이러스 검출률 또한 6월 넷째 주 7.4%에서 7월 셋째 주 24.6%로 17.2%포인트(p) 상승했고 KP.3의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의 경우 통상 7~8월 증가했다가 9월부터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왔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자가진단 키트 가격변동 추이 =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닷컴 제공
이처럼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자가진단 키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각종 온라인 판매사이트에서 판매중인 자가키트가 지난달 초까지 360원대 였으나 현재는 1400원대 까지 치솟고 있다. 일부 판매사이트에서는 빠른 품절이 되고 있다.
정부는 신규 백신을 도입해 10월 중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접종하기로 했다. 요양병원 등 코로나19 감염 취약 시설 대상 환자 발생 집중 관리, 감염병 예방 수칙 홍보 등을 실시하고 환자 발생 동향, 변이 바이러스 분석 등을 통해 유행 상황에 대응할 방침이다.
백일해는 6월부터 전국적으로 증가해 1만5167명이 발생했으며 7~19세 학령기 청소년 중심(92.2%)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 백일해는 호흡기 질환으로, 발작,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된 14일 이상의 특징적인 기침 양상을 보인다.
다만 치료·진단 분야 전문가들은 국내 유행 상황에 대해 국내 예방 접종률이 높고 환자가 증가했지만 대부분 증상 경미하고 감염 시 위험한 1세 미만 영아의 감염은 매우 낮은 점, 최근 10년간 사망자가 없는 등에 근거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정부는 예방 수칙을 지속 홍보하고 예방접종을 독려하는 한편 필요시 임산부 등 고위험 대상 임시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수족구병은 0~6세 영유아 층에서 증가하면서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발생했다. 수족구병은 손, 발 그리고 입안에 물집이 잡히는 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최근 3~4년 수족구병의 유행이 크지 않아 면역력이 낮아지면서 개인위생에 취약한 영유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났다.
질병청은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수족구병은 손 씻기 등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지난 6월24일 유행 주의보 발령 이후 증가 추세가 지속돼 최근 4주간 병원급 입원 환자 수가 1.4배 증가했다. 정부는 폭염으로 냉방기 사용이 증가하고 휴가철을 맞아 이동이 많은 계절적 영향으로 유행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홍정익 질병청 감염병정책국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시행된 방역 조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전반적인 호흡기 감염병 수족구병 등 발생이 낮아졌다가 방역 조치 완화에 따라 다시 전반적으로 감염병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구 집단에서 면역 수준이 낮아져서 감수성이 있는 집단이 늘어서 한꺼번에 유행하게 됐다”며 “특히 하절기를 맞아 전반적으로 대면 접촉이 증가하고 긴장감이 떨어짐에 따라 호흡기 감염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질병청은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부족함이 없도록 호흡기 감염병 전담팀(TF)을 구성했으며 국내 감염병 분야 전문가와 함께 민관협의체도 운영하면서 유행 중인 감염병에 대한 의료 현장 지원에 소홀함이 없이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