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종목 석권 5개의 금메달 포함 총 7개의 올림픽 메달을 사냥한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의 눈부신 성과에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의 리더십과 전폭적인 지원 등이 화제가 되고 있다.
총 5개의 금메달 모두를 싹쓸이한 남녀 양궁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했고 남자 단체전은 3연패, 혼성 단체전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도쿄대회에 이어 2연패를 기록했고, 김우진 선수는 남자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등극했으며, 리우대회부터 파리대회까지 금메달 5개로 한국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 같은 결과에 정의선 양궁협회장은 “무엇보다 선수들께 제일 고맙다. 또한 선수들이 꿈꾸는 걸 이뤄서, 선수들이 본인이 가진 기량을 살려 이 모든 걸 이뤘다는 게 제일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한국 양궁 남자 개인전 이후 정의선 회장(가운데)이 인터뷰하는 모습 = 대한양궁협회 제공
정의선 회장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끝난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의선 회장은 “역사적인 장소에서 전 종목을 석권해 감회가 남다르다”면서도 “처음부터 전 종목 석권이나 금메달 수를 목표로 한 건 아니었다. 양궁협회나 저는 선수들이 노력한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잘할 수 있도록 도운 것뿐”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 결승전에서 보신 것처럼 미국이나 유럽, 또 아시아에서도 워낙 잘하는 국가가 많아 이렇게까지 잘할 거라고 미리 예상하진 못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긴장을 많이 했다. 이만큼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도 주목할 정도로 한국 양궁이 강력한 원동력으로는 “우리나라가 양궁을 처음 시작하게 됐을 때 노력하셨던 선대 회장님도 계시고, 양궁협회 시스템도 그때부터 만들어져 그 전통이 지금껏 이어져오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협회와 우리 선수들, 그리고 우리 모든 스태프의 믿음인 것 같다. 서로 믿고 한마음으로 했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정 회장은 “교민분들께서 티켓 구하기도 힘드셨을 텐데 경기장까지 와주셔서 응원하시는 것을 보고 정말 뿌듯하고 감사하게 생각했다. 현지 응원이 없었으면 우리 선수들이 상당히 외롭게 시합을 했을 거다. 교민과 교포 여러분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너무 즐겁게 봐주시고, 애타게 봐주신 데 대해 저희 양궁인들은 많은 힘이 난다.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며 “정부 그리고 대통령님도 큰 관심을 가져주셨고, 문체부 그리고 대한체육회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 이런 모든 것들이 다 합쳐져서 이렇게 좋은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저희에게는 큰 행운이고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궁은 대한민국 스포츠 종목 중에서 역대 누적 금메달 32개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 등까지 포함해 지난 1984년부터 총 50개의 메달밭을 일궈냈다.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의 대기록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의 땀과 피나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선수들은 파리대회 포디움의 최정상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훈련에 임했다.
오랫동안 세계 최강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우진 등 선수들은 물론 코치진들까지도 정의선 회장의 관심과 지원을 빼놓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간 한결같이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이다.
정의선회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파리 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른 김우진을 축하하고 있다. = 대한양궁협회
임시현 선수는 “한국 양궁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준 분은 정의선 회장님”이라며 “정의선 회장님이 많은 격려와 지원 덕분에 저희가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번 파리올림픽 개막 전부터 직접 준비 과정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길에도 바쁜 일정을 쪼개 파리 현지의 선수 훈련장과 휴게 공간 등을 사전 점검했다.
2021년 도쿄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이번 파리올림픽 지원 방안을 논의한 정 회장은 파리대회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약 10km 거리에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갖춘 선수촌을 건설했다. 이 경기장에서 국가대표팀은 경기장의 특성을 몸에 익히며 체계적인 연습을 시행했다.
휴식과 훈련을 위한 시설들이 갖춰진 이곳에서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한 통상적인 출국 날짜보다 4일 정도 앞선 7월 16일 출국해 체계적인 훈련을 했으며, 시차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는 한식을 비롯해 소화가 잘 되고 체력유지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로 준비했다.
기술 지원도 놓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선수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경기 감각을 향상시키는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을 지원했다. 또한 슈팅 자세를 정밀 분석해 완벽한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와 어디에서든 활 장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활 검증 장비’, 그리고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에너지 방출을 극대화하는 신소재를 개발해 적용한 ‘복사냉각 모자’ 등을 지원했다.
정의선 회장은 무엇보다 주요 대회마다 시간을 내어 경기장을 직접 찾아 양궁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하며 사기를 북돋워 왔다. 정 회장이 양궁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현지에서 선수들을 지원하고 격려했다. 한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이 10연패를 달성한 시상식에서는 선수들 한 명 한 명에게 부상을 수여하며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남자 단체전 결승 상대가 개최국 프랑스로 정해지자 긴장한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결승전을 위해 이동 중인 남자 국대대표 선수들과 마주친 정의선 회장은 “홈팀이 결승전 상대인데 상대팀 응원이 많은 건 당연하지 않겠냐”며 “주눅들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자. 우리 선수들 실력이 더 뛰어나니 집중력만 유지하자”고 다독였다.
특히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보다 그 자리를 지키는 게 더 힘들다는 것을 잘 안다”, “최선을 다하고 공정하게 경쟁했는데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도 괜찮으니 어떠한 상황에서도 품격과 여유를 잃지 않는 1인자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정 희장의 당부가 회자됐다.
이번 여자 개인전에서 아쉽게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전훈영 선수를 별도로 찾아 격려한 것도 그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정 회장은 여자 개인전이 끝난 후 대회 기간 내내 후배 선수들을 이끌고, 자신의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한 전훈영 선수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러한 정 회장의 진심이 선수들에게 전달돼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한 후 정의선 회장에게 달려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금메달을 획득한 김우진·임시현·김제덕 선수들이 정 회장에게 금메달을 걸어주는 장면도 목격됐다.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 회장은 “우리 국민들과 현지 교민 여러분의 응원이 없었다면 우리 선수들은 외로운 싸움을 했을 것”이라며 “많은 힘이 됐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제는 협회의 차례”라며 “저희가 모여 전략회의를 하고, 여러 가지 장단점을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0년을 넘어 대한양궁협회의 회장사로서 대한양궁협회의 미래 혁신을 지원하고, 대한민국 양궁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글로벌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후원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