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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교육 개선에 5조원 투자’에 의료계 “증원 문제부터 해결돼야”

교육부 2조+복지부 3조…내년 총 1조1천641억원 투자

등록일 2024년09월10일 15시0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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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의료 개혁 갈등의 와중에 정부가 내년부터 2030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입해 의학교육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의대 증원으로 불거진 의정 갈등을 해결하는 게 먼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장 전공의와 의대생이 각각 병원과 학교를 떠난 상황에서 의학교육 개선에 수조원을 쏟아붓더라도 현장이 정상화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10일 정부의 '의학교육 여건 개선 여건을 위한 투자 방안'에 따르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의대 시설 확충과 의대 교육 혁신 지원 등에 약 2조원, 전공의 수련 교육 비용 지원 등에 약 3조원 등 총 5조원 이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을 10일 발표했다. 교육부가 국립대 의대 시설·기자재 확충에 약 2조원, 복지부가 권역책임의료기관 개선, 전공의수련교육 비용 지원에 약 3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이 골자다.

 

 




우선 교육부는 의대의 시설·교육 기자재 확충에 1508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의대 시설을 개선하고, 건물 신축 등 긴 시일이 소요되는 공사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설계·시공 일과입찰 방식 등을 추진한다. 강의실, 실험·실습실 등 교육기본시설을 우선 확충하고, 지원시설도 단계적으로 늘려나간다.

 

의대 교육의 단계에 따라 필요한 실험·실습 기자재도 연차적으로 지원한다. 기초의학 실습과 문제기발학습은 내년부터 2027년까지, 진료수행과 임상술기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뒷받침한다. 사립대 의대의 경우 교육환경개선 자금으로 1728억원 규모의 융자를 지원한다.

국립대 의대 교수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1000명을 증원한다. 연차별로 보면 △2025년 330명 △2026년 400명 △2027년 270명씩 확충한다. 대학이 필요시 정부가 보유한 인력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경력 경쟁 채용 제도를 통해 대학의 신속한 교원 채용을 지원하도록 한다. 근무 경험이 풍부한 은퇴 교수(시니어 의사)가 현장에서 전문성을 지속 발휘할 수 있도록 '명예교수규칙'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교육용 시신 기증 제도 활성화시킨다. 복지부는 의대별 교육용 시신 기증 구수의 편차 완화를 위해 기증자·유족이 동의한 경우에 한해 허가받은 기관에서 기증 시신이 부족한 의대로 시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의대 교육과정 혁신은 상향식(Bottom-up·보텀업) 방식으로 추진한다. 각 대학이 상황에 맞게 지자체와 교육혁신 계획을 수립하면 이에 대한 심사를 거쳐 재정지원 규모를 결정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국립대병원의 교육·연규공간 등 인프라 확충에 829억원을 지원하고, 지역·필수의료 연구역랑 강화 등에 복지부가 1678억원을 투자한다. 2028년까지 모든 국립대병원에는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건립하도록 한다. 국립대병원의 관리부처는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하기 위한 법률 개정도 추진한다.

의대생들이 의대에 입학해 지역 정주할 수 있도록하는 선순환 체계도 확립한다. 이를 위해 비수도권 의대 26개교의 지방인재전형은 △2024학년도 50% △2025학년도 59.7% △2026학년도 61.8%로 단계적으로 늘려갈 예정이다.

지역 의대를 졸업한 전공의들이 지역에서 수련받고 정착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지역 수련병원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 2025년에는 비수도권의 전공의 배정 비중을 현 45%에서 50%로 상향하는 것을 검토한다.

아울러 내년부터 상급종합병원과 진료협력병원의 협력 관계망을 기반으로 하는 다기관 협력 수련 시범사업을 도입해 전공의들에게 중등증 이하 환자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내년부터 전문의 대상 계약형 필수의사제도 도입된다. 일단 내년에는 4개 지역, 8개 진료과목 전문의 96명을 대상으로 월 400만원의 지역 근무수당을 지원한다.

정부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의학교육 여건 개선 방안을 내놓았으나 해당 안이 얼마나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2026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인프라를 확충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의대 증원에 맞춰 대대적인 의학 교육 개선 방안을 공개했지만, 의료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특히 아직도 진행형인 의정 갈등부터 풀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사직하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도 지속되는 등 현장은 정상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장기적으로 의학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건 긍정적이지만, 의정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선 정부의 어떤 정책이 효과를 낼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기색도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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