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후반기 중점과제 발표…"기회·돌봄·기후·평화 '경제해결사'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임기 후반기 중심과제에 ‘사람’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김 지사는 임기 후반기를 맞아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한 주 4.5일 근무제 실시, 저소득층 노인에 대한 간병비 지원, 재생에너지 이익 공유제 같은 새로운 혁신 정책 도입을 추진한다. 저출생, 돌봄, 기후대응 같은 현 대한민국의 주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4일 수원 도담소(옛 도지사 관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람중심경제(휴머노믹스) 실천을 위한 임기 후반기 중점과제'로 기회·돌봄·기후·평화 등 4개 경제 분야의 신규 사업 구상을 밝혔다.
우선 기회경제 분야에서는 노동시간 단축과 저출생 대책으로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와 '경력단절 없는 0.5&0.75잡' 프로젝트를 내년에 시범사업으로 추진한다.
주 4.5일제는 도내 민간기업 50곳과 도 산하 공공기관 일부를 대상으로 ▲ 격주 주 4일제 ▲ 주 35시간제 ▲ 매주 금요일 반일근무제 가운데 한 가지를 노사 합의로 선택하면 근무시간 단축분에 대한 임금을 공공(경기도)이 지원한다.
0.5잡은 하루 4시간 근무(주 20시간. 주 2~3일 근무), 0.75잡은 하루 6시간 근무(주 30시간, 주 3~4일 근무)하는 일자리를 말한다.
도는 이를 도입하는 가족친화기업 및 공공기관에 제도 컨설팅(교육), 근태시스템 비용, 대행업무분담 지원금, 추가 고용장려금 등을 지원한다.
돌봄경제 분야에서는 '경기도형 간병 SOS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시작한다.
병원급 의료기관 이상에 입원해 간병 서비스를 받은 65세 이상 저소득층 노인에게 1인당 연간 120만원까지 간병비(내년 1만7천명 대상 사업비 200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6인 병실 간병비 2개월분(1일 2만원×60일)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국가 간병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하려는 의도로 추진하는 시범사업이다.
기후경제 분야에서는 'RE100 펀드'를 조성하고 '기후위성' 발사, '기후보험' 가입 등을 추진한다.
RE100 펀드는 미활용 국공유지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생산 전력을 기업에 공급해 발전수익 일부를 펀드에 참여하는 도민들에게 환원하는 공공주도 재생에너지 이익공유 정책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45년까지 20년간 주차장, 도로 유휴부지, 자전거길, 대학교 부지 등에 15MW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립한다.
발전소 건립과 펀드 운용을 위해 경기도주식회사에 재생에너지 전문 특수목적법인(SPC)을 별도 설립하기로 하고 도의회와 협의해 올 하반기 관련 조례를 개정할 예정이다.
SPC에는 에너지협동조합, 시군 산하기관, 금융기관 등의 참여를 유도한다.
'기후위성'(가칭 GGSat)은 전국 광역 단위 최초로 내년부터 준비에 들어가 2026년부터 3기 발사를 목표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오염물질 배출원과 흡수원에 대한 고해상도 데이터를 거의 실시간으로 확보해 기후위기 대응 역량을 높일 방침이다. 기후위성 발사에는 민관협력 사업방식으로 2029년까지 총 150억원(도비 30% 45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전 도민 대상 '기후보험'도 내년에 50억원을 들여 국내 최초로 시행할 계획이다. 일반 도민은 기후재해에 따른 질병(감염병, 온열·한랭질환) 진단 시 일정액을 지급하되 취약계층의 경우 입원 시 추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원전 1기 규모의 재생에너지 확충을 목표로 시화호 일대를 재생에너지 단지로 전환하는 RE100특구 조성을 비롯해 경기RE100 정원 조성, 공용전기요금제로 아파트 등의 사업도 추진한다.
평화경제 분야에서는 공공기관 이전, 규제 완화 및 SOC 투자 확대 등 경기북부 대개발의 신속 추진에 주력한다.
핵심 공약사업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이달 말까지 정부의 주민투표 의사가 없다면 경기도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추진하기로 하고 다음 달 중에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김 지사는 "도민이나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은 정상국가, 사람중심경제, 균형사회라고 생각한다"며 "오늘은 이 중에서 '경제해결사'로서 사람중심경제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임기 전반기에 경제, 기후, 외교, 민생 분야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후반기에도 '휴머노믹스'를 통해 대한민국이 처한 경제, 저출생, 기후 문제를 풀어내겠다"고 말했다.
휴머노믹스는 기존 경제학의 맹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국내총생산(GDP) 위주의 양적 성장전략 속 사회 불평등, 양극화 등 기존 경제학에서 비롯된 문제를 삶의 질, 개인의 역량 제고, 행복 등을 실현해 극복하자는 김 지사의 정치철학이다.